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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FTA 추가 협상, 미국은 소탐대실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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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 줄다리기 끝에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한미 정상은 어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세부적인 타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전에 마무리하기로 한 두 정상의 약속이 지켜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은 계속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노력해 타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이유는 엇갈리는 이해관계와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오바마 정부는 공화당과 차별화하기 위해 자동차, 쇠고기 부문에서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 우리 정부는 일부 양보를 했다. 더 물러설 여지가 많지 않다. “쇠고기를 건드리면 FTA 안 해도 좋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는 우리 정부의 고민이 함축돼 있다. 쇠고기 문제로 촛불시위 파동을 겪으며 정치적 위기까지 겪은 터다.

추가 협상은 새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만큼 근본적인 반성을 토대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미국을 설득할 지혜를 짜내야 한다. 한미 FTA는 우리나라에는 물론 미국에도 절실한 사안이다. “한미 FTA가 양국 국민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백번 옳다. 미국이 더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 자동차와 농축산물을 얼마나 더 파느냐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된다. 한미 간 자유무역을 아시아·유럽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이용하는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그것이 한미 자유무역이 갖는 공영전략의 또 다른 핵심이다.

국내 정치권도 반성해야 한다. 민주당은 어제 한미 FTA 비준 거부 당론을 정했다. 시민·사회단체와 반대운동도 벌이겠다고 한다. 한미 FTA는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된 것으로,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중요한 협정이다. 추가 협상을 이유로 비준 거부를 내걸 사안이 아니다. 대승적 차원에서 함께 지혜를 모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