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은 연평도에 북의 해안포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포(MLRS) 등 화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 기존 K-9 자주포만으로는 북의 해안포와 방사포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지상 발사 무기체계다.
해안 공격의 또다른 수단은 함대지 미사일이다. 국산 무기 중에는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海星)’이 유사한 기능을 가진 유도무기로 꼽힌다. 물론 함정에서 지상을 타격하는 것과 함정을 공격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지상 타격은 콘크리트 등 견고한 방어망을 뚫어야 하므로 함정을 표적으로 할 때보다 미사일 탄두의 파괴력이 커야 한다. 해성은 지상타격용으로 탄두를 바꿔 달면 이런 목표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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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1974년부터 도입한 엑조세 MM38은 사거리 38㎞로 북한 해군이 보유한 스틱스와 비슷하지만, 명중률과 대전자전 능력에서는 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해군 제공 |
1967년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의 구축함 ‘에일라트’가 이집트의 코마급 어뢰정이 발사한 소련제 ‘스틱스(Styx)’ 미사일에 맞아 수장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년이 지난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를 두고 벌인 분쟁에서는 아르헨티나 전투기가 발사한 프랑스제 ‘엑조세(Exocet)’ 미사일이 영국 해군이 자랑하던 최신예 구축함 ‘셰필드’를 무참히 격침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두 사건을 거치면서 대함 유도탄이 해전에서 중요 무기체계로 급부상했다.
에일라트함 침몰에 자극받은 미국은 1972년 12월 함대함 유도무기 ‘하푼(Harpoon)’을 선보였다. 초기 모델인 블록1A는 소형 터보엔진을 갖췄다. 1982년에 실전배치된 블록1B는 저고도 해면 밀착비행 기능이 추가됐다. 블록1C형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가장 많이 운용되는 버전으로, 사거리 124㎞에 변침점 비행을 최초로 채택했다. 1991년에 업그레이드된 블록1D형은 기존 형태에 재공격 능력을 더하고 연료탱크도 대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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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1977년부터 도입한 RGM-84 하푼 대함 미사일 RGM-84L 블록2. 해군 제공 |
이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대지 유도탄 ‘백곰’ 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단거리 함대함 유도탄인 ‘해룡(海龍)’ 개발에 나섰다. 1978년 기초연구를 거쳐 1981년 실용 개발에 들어간 이 유도탄은 1986년 말까지 20차례 ADD 자체 비행시험에다 4차례 해군 주관 운용시험을 거쳤다. 해군은 시제 유도탄과 장비를 1987년 한 해 동안 운용했으며, 합동참모본부는 조건부로 해군의 전투장비로 채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해룡은 기상이 좋은 날에는 제 성능을 발휘했지만, 안개가 자욱한 해상에서는 사거리와 명중률이 떨어지는 결함을 안고 있었다. 더욱이 미사일의 눈 역할을 하며 목표물을 추적해 가는 ‘마이크로웨이브 탐색기’ 기술 이전과 관련해 미 업체의 횡포마저 겹쳐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개발에 성공하고도 실전배치를 못한 불운의 유도탄이었다.
6년이 지난 1993년 ADD를 다시 찾은 해군은 함대함 유도무기의 국내 개발 의사를 타진했다. 해군은 하푼급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순항 유도탄을 원했다. ADD 내에서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터보제트엔진, 마이크로웨이브 탐색기, 관성항법장치 등 함대함 유도무기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 연구가 미비했기 때문이었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