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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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돋친 판매량… 동네치킨 ‘날개꺾나’

첫 주말 맞은 롯데마트 5000원 ‘통큰 치킨’
치킨 한 마리가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군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첫 주말과 휴일을 맞았다. 판매 전부터 환영과 비난의 목소리가 극과 극이었던 ‘통큰 치킨’은 일단 여론에 이름을 알리는 데는 대성공했다. 이 덕에 롯데마트가 9일부터 전국 82개 점포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5000원짜리 통닭 ‘통큰 치킨’은 연일 품절 상태다. 반면 치킨 전문점 업주들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5000원짜리 ‘통큰 치킨’ 없어서 못 팔아요”

12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수지점 치킨판매 코너. 개장 10분도 채 안 돼 이날 이 점포에서 준비한 통닭 280마리가 모두 예약 판매됐다. 이 같은 상황은 통닭을 판매한 9일부터 주말인 11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마트 수지점 관계자는 “치킨 판매 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막상 판매를 시작하고 보니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롯데마트 82개 점포에서 판매한 통닭(점포당 평균 300마리)은 모두 9만8000여 마리로 집계됐다.

◆5000원짜리 치킨은 ‘미끼상품’ 논란

치킨프랜차이즈 관계자들은 900g에 5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통큰 치킨’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생닭 한 마리(900g 기준) 가격만 해도 4000원 이상이다. 여기에 튀김파우더, 기름, 포장용기, 인건비, 부가세, 수도광열비만 계산해도 2000원은 훌쩍 넘어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기에 홍보비, 포장용기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면 통큰 치킨은 적자라는 것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치킨의 싼값을 미끼로 손님을 끄는 롯데의 상술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통큰 치킨’은 롯데마트의 매출 신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수지점의 경우 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매출이 전주(2∼5일)보다 전체적으로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부 이숙화(45)씨는 “지난 주말 치킨을 사러 모처럼 롯데마트에 간 김에 일주일치 장을 모두 봤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했을 뿐”

‘통큰 치킨’을 둘러싼 치킨업계의 반발에 대해 롯데마트 측은 “하루 300마리 한정판이고 오전에 판매하기 때문에 동네 상권을 위축시키는 등의 문제는 없다”며 “일반 치킨 전문점의 고객을 빼갈 의도 역시 전혀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모처럼 저렴한 치킨의 등장을 반기는 것 같다”며 “점포당 하루 판매량(300마리)을 넘기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며 이번 ‘통큰 치킨’은 물가안정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