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내년 1월19일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이 끝난 뒤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더글러스 팔 연구위원은 22일 AFP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언제든지 벼랑끝 전술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북한은 후 주석의 방미가 끝날 때까지 약 한 달은 기다리겠지만 이후에는 북미 직접대화를 요구하기 위해 이같은 전술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에번 파이겐바움 연구원도 "중국이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방문이 끝날 때까지는 북한 측에 (비공식) 채널을 통해 평양에 도발 행위를 그만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 연구위원도 "중국은 후 주석의 국빈방문 기간 전체를 북한 문제 논의에 할애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해 중국이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응해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언제든지 도발을 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겐바움 연구원은 "북한의 앞으로 공격해 올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북한이 연평도 훈련에 대응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갖고 북한이 유화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3대 세습을 안정되게 추진하고 대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군사도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피터 벡 CFR 연구원은 "추가 도발이 있을 것이란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문제는 언제인지가 중요하다"면서 "지난해 미사일 및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호전적 행위는 안정된 정권계승 문제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실장은 "북한은 당분간 군사적으로 도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한국의 긴장이 풀렸을 때인 내년 초쯤 예상 밖의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에 상당한 견해차가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 방지를 위해 중국이 일정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미국과의 접근 방식이 상당히 달랐다고 지적한 것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긴장 격화가 한반도의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매우 우려했지만 유엔을 통한 대북 압박이 북한의 격한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에도 우려했다"며 유엔을 통한 압박을 원했던 미국과의 견해차가 있었음을 부각시켰다.
더글러스 팔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차이점을 해결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이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한 직접대화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북핵 문제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공장을 공개한 것이 북핵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핵전문가인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은 "우라늄 농축 공장 공개로 북핵 협상의 물이 흐려졌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은 우라늄 농축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북한은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주장하고 있어 비핵화에 대한 정의가 복잡해졌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직접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와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의 원칙에 따라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으며 동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서 더욱 상황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北 추가도발 확실시..美中간 접근방식 이견
우라늄 농축 공장 공개로 북핵 협상 꼬여
우라늄 농축 공장 공개로 북핵 협상 꼬여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