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청소년 B군(17)에게 술을 팔았다가 관계기관에 적발돼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술을 팔기 전 B군의 얼굴이 어려보여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B군의 나이는 20세로 술을 팔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B군이 소지한 주민등록증은 위조된 것으로, B군의 실제 나이는 17세였다. A씨는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청문과정에서 적극 소명했고, 행정당국은 나이 확인을 소홀히 한 점만 인정해 영업정지 기간을 20일로 대폭 감경했다.
행정안전부는 27일 A씨의 경우와 같이 행정당국이 단속 등을 통해 적발된 국민에게 과하거나 부당한 처분을 할 경우 제3자인 청문주재자가 해당 국민의 의견을 직접 듣고 행정기관에 감경사유 등으로 제시하는 청문제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청문제도는 행정소송 등 사후 권리구제 절차와 달리 처분을 하기 전에 국민의 권익침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권리구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청문제도는 종전에 440개 법령에 시행됐는데 이번에 187개가 추가됐다.
이번에 청문이 도입되는 처분은 도시재정비촉진사업 인가취소와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당구장·호텔 허가 취소 등 취소 처분 27건, 담배판매업 영업정지, 주류 판매정지, 옥외광고업 업무정지 등 정지처분 139건, 장애인복지시설 개선명령 등철거·폐쇄·이전 명령 21건이다.
청문은 실시 10일 전까지 행정청에서 처분 내용 등을 통지하며, 청문 당일에는 처분을 내린 직원이 아닌 다른 소속 직원이나 교수·변호사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격을 가진 자가 처분 내용과 법적 근거를 설명하고 처분 대상자의 의견을 듣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후 청문주재자가 조서를 작성해 당사자에게 보여주고 다시 의견서를 작성해 행정청에 제출하면 행정청은 그 결과를 반영하는 순서를 밟게 된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 처분 등으로 청문이 확대되면 불합리한 행정처분이 최소화되고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는 사후 구제 과정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행정처분에 대한 저항감을 낮추고 정책 집행 실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선 선임기자 president58@segye.com
행안부, 과하거나 부당한 행정처분 소명 청문제도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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