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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빈 라덴 사살’ 성공뒤에 美 NGA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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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처 콕 찍어… 작전 완벽 지원
미국에서 전 세계 지도를 만들고 관리하는 곳이 오사바 빈 라덴의 파키스탄에 있는 은신처를 찾아내는 데 수훈갑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우리에게도 알려진 국립지리정보국(NGA)이다. 2008년 7월에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했다가 우리의 거센 항의를 받고 일주일 만에 원상 복구하는 소동을 일으켰던 기관이다.

NGA는 5일 레티셔 롱(사진) 국장 명의로 된 발표문에서 이 기관이 빈 라덴을 사살하기까지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NGA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 라덴의 연락책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통화한 내용을 감청해 분석한 자료와 인적 정보를 토대로 빈 라덴이 숨어 있을 만한 곳을 검색했다. NGA는 미국 정보기관이 상정하고 있는 모델에 부합하는 장소를 좁혀 나갔으며,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 라덴 은신처도 그 대상 중의 하나로 지목했다. 

NGA는 원거리에서도 특정 건물의 구조,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의 신체적인 특징, 걸음걸이, 신체 크기 등을 알아내는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최첨단 센서를 이용해 날씨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이미지 정보를 취합, 분석할 수도 있다.

NGA는 위성에서 찍은 사진과 차세대 무인 항공기가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빈 라덴 은신처의 모형도를 재생해냈다. 네이비실은 NGA가 만들어준 빈 라덴 은신처 모형을 놓고 실전 연습을 했다. NGA는 은신처에 있는 사람의 숫자, 성별, 키 등의 신체 정보까지 파악했다고 잡지 워싱토니언 최신호가 보도했다.

최정예 멤버로 구성된 네이비실이 은신처를 급습하는 순간 RQ-170으로 불리는 차세대 무인 항공기가 작전 현장을 촬영했다. NGA는 이 촬영 화면을 분석해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재구성했다고 이 기관의 관계자가 말했다.

NGA는 1996년에 설립돼 전 세계 위성사진과 지리정보 등을 모아 3차원 쌍방향 지도를 제작해 미군의 작전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 정보기관 수장이 된 롱 국장은 “NGA가 지구공간정보(GEOINT)로 불리는 시스템을 이용해 이미지 정보, 공간 및 목표물 분석 자료 등을 제공함으로써 빈 라덴이 대가를 치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롱 국장은 “NGA가 지난 10년 동안 막후에서 빈 라덴을 추적해 왔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DC 인근의 버지니아주 포트 벨보어에 있는 미 국립지리정보국(NGA) 전경.
NGA 제공
2008년 7월에 NGA의 인터넷 사이트인 지오넷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NGA는 일주일 만에 이렇게 표기하기 이전 상태인 ‘한국(South Korea)’과 ‘공해’로 다시 바꿔 놓았으나 독도를 여전히 ‘리앙쿠르 암’으로 표기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