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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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싸움에 승부조작까지…바람 잘 날 없는 축구계

축구계가 뒤숭숭하다.

사태의 경중을 보면 단순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2014월드컵 예선과 프로축구 K리그 부흥을 위해 힘을 합쳐도 시간이 모자를 판국에 배가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최근 축구대표팀의 조광래(57)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이회택(65) 기술위원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지난 23일 조 감독은 다음 달 초 열리는 세르비아와 가나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술위원장이 선수 선발에 대한 감독의 고유 권한을 침범한다"는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이에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회도 선수 선발에 관여할 권한이 있다"며 조 감독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감정 싸움으로까지 불거질 수 있었던 사태는 조중연(65) 회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일단 급한 불은 꺼졌다.

대표 선수 선발 논란이 가시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졌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승부조작은 연루된 브로커와 선수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대표팀 문제와는 급이 다르다.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일찌감치 넘어섰다. 만일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당사자들의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실명이 거론된 K리그 선수만 3명이다. K리그 소속 선수가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이들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축구계에서는 이미 수 많은 선수들이 연루된 승부조작을 기정사실화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는 국가대표급 선수 몇몇의 이름도 포함됐다.

올 시즌 총재를 새롭게 영입하면서 재도약을 선언한 K리그는 350만 관중을 목표로 한창 달려가고 있는 중에 거대한 암초와 맞닥뜨렸다.

일부 미꾸라지들에 의해 힘들게 꿈을 향해 달려가던 선수들까지 피해를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