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를 천주교 신앙에서 멀어졌다고 비난한 인물로 알려진 뮈텔 주교가 쓴 일기를 통해 구한말·일제강점기 사회상 등을 고찰하는 심포지엄이 열린다.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신부)는 23일 오후 1시30분부터 명동 주교좌 성당 교육관 305호에서 ‘뮈텔 주교 일기를 통해 본 한국 천주교회와 근대사회’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1890년 8월 제8대 조선 대목구장으로 임명된 뮈텔(1854∼1933) 주교는 21년 동안은 조선 대목구장으로, 22년 동안은 서울 대목구장으로 있었다. 그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살인자로 여겼다. 일부에서는 그의 친일 행위를 문제 삼고 있지만, 뮈텔 주교는 한국 천주교회의 기틀을 다지는 데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교회 행정가이자 교회 사학자로서의 그의 면모는 ‘뮈텔 주교 일기’를 통해 확인된다. 이 일기는 뮈텔 주교가 조선 대목구장에 임명된 소식을 접한 날(1890년 8월 4일)부터 선종하기 직전(1933년 1월 14일)까지 거의 매일같이 기록한 것이다. 원문 6000여 쪽, 한글 번역문이 200자 원고지 3만장에 이르는 일기에는 당시 교회 안팎의 사정들과 정치·사회적 사건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일기는 2009년 모두 8권의 번역본 ‘뮈텔 주교 일기’(사진) 전집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뮈텔 주교 재임기의 교세 변화 ▲뮈텔 주교와 ‘서울 대목구 지도서’(1923) ▲뮈텔 주교의 대한제국 정국 인식과 정치 활동 ▲뮈텔 주교의 한국 인식과 한국 천주교회 등 4개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뤄진다.
연구소 측은 “사료적 가치의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교회 안팎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며 “일기 내용을 고찰함으로써 구한말·식민지시대 한국 근대사 연구의 내실을 다지고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디딤돌을 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