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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치인 여아 18명이 보고도… 中 대륙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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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나던 행인들 외면… 2세 아이 뇌사상태 빠져;방치된 채 지나던 차에 또 치여 … 도덕 불감증 비판

① 중국의 두살 난 여자아이 왕모양이 지난 13일 광둥성 포산시 한 시장 골목에서 차량 앞바퀴에 치이고 있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② 한 행인이 발 옆에서 왕양이 피를 흘리면서 울음을 터트리고 있지만 못 본체 지나치고 있다. ③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왕양을 구경하듯 보면서 지나치고 있다. ④ 또 한 대의 화물차가 왕양을 치고 난 뒤 한 여성이 왕양을 길가로 옮기고 있다. 왕양은 이미 뇌사상태에 빠진 뒤였다.                                              신민만보 제공

중국에서 두살짜리 여자아이(사진)가 길거리에서 두번이나 차에 치이는 동안 행인들이 아이를 그대로 방치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아이는 결국 뇌사상태에 빠졌고 행인들의 메마른 인정과 도덕 불감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5시30분쯤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의 한 시장 골목에서 혼자 놀던 두살배기 왕모양이 두대의 차량에 치였으나 주변을 지나던 18명의 행인이 쓰러진 아이를 외면했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와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이 17일 보도했다. 왕양은 첫 번째 차량에 치여 앞바퀴에 깔렸고 운전자는 잠시 멈칫하다 다시 뒷바퀴로 한 번 깔고 달아났다. 당시 사건 현장에는 약 5분 동안 10여명의 행인이 오갔으나 아무도 왕양을 돕지 않았다. 첫번째 사고 후 7분이 지나 한 화물차가 왕양을 또 치고는 뺑소니를 쳤다. 그 후에도 수명의 행인들이 그대로 지나쳤다. 한참이 지나서야 폐지를 줍던 한 여성이 왕양을 길가로 옮겨 놓고 구조를 요청했다. 뒤늦게 아이의 엄마가 사건현장에 나타나 병원에 옮겼으나 왕양은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다. 병원 측은 아이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며 뇌사상태라고 진단했다. 사고를 내고 달아났던 기사 두명은 공안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네티즌 사이에서는 “어떻게 사람들의 인정이 이토록 메마를 수 있느냐” “양심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며 뺑소니 기사의 도덕 불감증과 행인들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광저우의 심리학자인 후선즈(胡愼之)는 “이번 사건은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중국에서) 남을 돕는 사람이 마땅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고 급기야 아이의 죽음을 방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통상 중국에서는 교통사고가 난 현장에 수십명의 구경꾼이 몰려들어도 아무도 부상자를 도우려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인들은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왔다가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를 극히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 중국청년보는 이날 전문가 말을 인용해 길거리에 노인이 쓰러져도 아무도 돕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중국사회 전반에 만연한 신뢰위기를 경고했다. 이 신문은 시장경제하에서 사람들이 물질적 이익만 지나치게 추구하면서 인생의 가치와 도덕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공신력을 높이고 사회신용을 재건하는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