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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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과는 커녕…

어민들 인도적 대우만 요구…언론들은 논평없이 짤막보도
중국은 12일 서해상에서 중국 선원이 한국 해경 특공대원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어민에 대한 인도적 대우를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주의하고 있으며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며 “한국과 밀접하게 협조해 타당하게 처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이어 “중국과 한국은 이미 어업협정을 체결하고 있다”며 “중국은 관련 부문을 통해 어민 교육과 어선 관리 대책, 규정 위반행위 발생 방지 대책을 여러 차례 취했다”고 강조했다. 류 대변인은 “한국 측이 (해당) 중국 어민에게 합법적 권익 보장과 더불어 인도주의적인 대우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중국 외교부의 반응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자국 어선이 우리 측 단속 선박과 충돌했던 지난해 12월과 자국 어선 3척이 나포됐던 지난 10월 ‘과잉 단속’에만 초점을 맞춰 사안을 평가해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국 어선이 서해상에서 불법 어로행위를 하다 우리 측 단속 선박과 충돌해 침몰했을 때는 즉각 책임자 처벌과 피해배상 등을 요구해 우리 측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자국 여론만 신경 쓸 뿐 국제법적인 관행은 안중에 없는 안하무인격 대응에 우리 외교관들은 혀를 내둘렀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중국의 반응이 차분한 것은 자국 선원이 흉기를 휘둘러 상대국 경찰관을 숨지게 한 사실이 명백한 만큼 다른 목소리를 낼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그동안 불법조업과 무력저항에 관한 증거자료를 중국에 수차례 전달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강력한 재발대책을 요청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번 사건의 발생 개요만을 짧게 전할 뿐 어떠한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