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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 출신 편견… 가족 대우 안해줘, 남편한테도 보호받지 못해 혼자만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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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혜 이주여성지원센터장
“가난한 나라 출신이니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편견에다 남편한테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혼자 ‘끙끙’ 앓는 일도 많습니다.”

8일 서울 충정로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서 만난 강성혜(사진) 중앙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의 성희롱 피해와 관련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도 “평소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각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이주여성들이 성희롱에 취약한 원인으로 이들에 대한 편견과 남편이 시댁 식구와의 사이에서 보호막이 되지 못하는 것을 꼽았다.

강 센터장은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여성에 대한 존중감이 부족하다”며 “시댁 식구들이 이주여성을 동등한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가난하니까 돈 보고 왔다’는 치우친 시각으로 무시하기 때문에 남성 입장에서는 얕잡아 보고, 성희롱 대상으로 삼기 쉽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특히 시댁 식구와 이주여성 사이에 남편이 보호막이 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200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59.7%의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 미만”이라며 “경제력이 낮아 시댁에서 남편의 발언권이 약한 데다 부인이 성희롱당한 것을 어렵게 말해도 남편이 적극적인 대책이 세우지 않아 이주여성이 계속 같은 상황에 노출된다”고 진단했다.

성희롱을 당해도 호소할 데가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다. 강 센터장은 “언어소통이 미숙한 이주여성이 가족 내 영향력이 큰 가해자에 대해 괜히 말을 꺼냈다가 오해를 사서 또 다른 학대를 받을까 두려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 피해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경찰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면서 “시아버지가 성희롱을 하고도 ‘예뻐서 그랬다’고 말하자 별일 아닌 듯 그냥 넘어간 사례도 있었다”며 허탈해했다.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상담 5만8044건 중 성폭력 관련 신고는 336건(0.58%)에 불과하다.

강 센터장은 “시댁 식구들이 이주여성을 가족으로 존중해야 시댁 내 성희롱을 막을 수 있다”며 “피해가 발생하면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1577-1366)나 각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면 자국어로 상담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