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F(28)씨는 아래층에 사는 시누이 남편에게 때때로 성추행을 당했다. 견디다 못해 남편에게 말했지만 유야무야됐다. 급기야 시누이 아들에게까지 성추행을 당했다. F씨는 가족관계가 깨지는 것이 두려워 고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 이주여성 5명 중 1명이 시댁식구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연구서에는 ‘시댁 식구 중 누군가 나에게 성적인 모멸감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했다’는 질문에 응답자 802명의 20%(160명)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반면 비교집단인 원주여성(한국 태생) 400명은 3.7%(15명)만이 “그렇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시댁식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질문에 3.4%가, ‘시댁식구 중 누군가 나를 강간하려고 했다’는 질문에도 1.8%가 “그렇다”고 답했다. 출신국별로는 조선동포 출신 32.3%, 캄보디아 출신 29.2%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직장 내 성범죄 피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 513명 중 20.1%(103명)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성추행은 6.1%(31명), ‘강간당할 뻔했다’는 응답도 2.9%(15명)나 됐다. 반면 원주여성은 3%, 0.8%, 0.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캄보디아 출신의 한 여성은 “고용노동부가 이주여성들의 구직등록에만 관심이 있고 성희롱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쉬쉬하기만 할 뿐 관심이 없다. 직장에서 엉덩이를 만진다거나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지영 연구위원은 “이주여성들의 심각한 인권침해는 인식과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남편과 시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늘리고 노동기본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유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