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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돈봉투 살포를 통해 본 정치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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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도 영향
도덕불감증으로 가치관 상실 우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21일 박희태(74) 국회의장을 정당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현직 입법부 수장이 법정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장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2008년 7·3 전대 당시 고승덕 의원에게 300만원이 담긴 돈봉투를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박 의장 캠프에서 일하며 돈봉투 전달에 관여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정만 의장 정책수석비서관도 함께 기소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대변인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의장이 기소돼 안타깝다”며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아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사건을 유야무야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며 “새누리당 정권의 정치 검찰에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다는 점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2월22일자 세계일보〉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정점식 제2차장검사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치는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사전적 의미에서 정치의 역할을 규정하면 그렇다. 하지만 정치인들과 정치판을 보며 이 같은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돈봉투 살포’와 같은 표현이 보여주듯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 기사는 현직 국회의장이 과거 당내 대표경선 과정에서 승리를 위해 돈 봉투를 살포했다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47일간의 수사 결과 박희태 국회의장과 박 후보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당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박 의장과 김 전 수석이 돈 봉투를 전달하도록 했다는 의심이 가는 정황이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두 사람이 공직을 사퇴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 깃털은 구속하고 몸통은 불구속한 ‘봐주기 수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이 검찰발표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청소년들에게도 도덕불감증으로 인한 가치관의 상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국민’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강력한 국가’를 위한 통치의 수단이 되고 있다. 동양의 왕도정치와는 거리가 먼 파격적인 군주의 모습이다. 정당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군주는 사악해지거나 포악해질 수도, 비도덕적일 수 있다는 논리다.

마키아벨리가 처했던 당시 이탈리아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될 수도 있지만 그런 특수한 상황이 아닌 보편적 상황에서 마키아벨리의 논리는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진리는 아닌 것이다.

군주는 국가를 다스리는 문제에서 그 목적과 과정 등이 청렴하고 도덕적이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요즘 공직자 후보의 선출과정에서 도덕성이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도덕적 가치 판단의 기준이 누구에게는 적용되고 누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면 이율배반적이라 할 수 있다.

박희태 의장은 돈봉투 살포를 지시했다는 주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제기된 핵심 의혹을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당수 질문에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의장은 이미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스스로 명확한 진실을 밝혔어야 했다. 그래야만 그가 국민들로부터 비록 잘못은 했지만 ‘진심 어린 반성과 도덕성’을 평가받을 수 있다.

이같이 돈 봉투 사건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혹이 남아 있는 한 정치와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의 마음속에는 국민의 믿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자리 잡아야 한다. 오로지 투표권을 가진 공략 대상으로서 국민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국민은 국가의 주체이며, 나라를 이끌어 나갈 주인이기 때문이다.

비상에듀 논술강사 송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