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457m 잠수 가능' 구조정 탑재, 청해진함은…

비행갑판 갖춰 기동성 뛰어나
합동참모본부가 내달 중순으로 예고된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해군에 1단 추진체 회수 및 잔해 수거 준비작전 돌입을 지시한 것은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바닷속에 가라앉은 천안함과 어뢰추진체를 건져올려 북한의 도발 실상과 우리 군의 인양 능력을 과시한 해군이 이번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사다.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따른 1단 추진체 수거작전에는 해군 유일의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ASR-21)과 기뢰탐색함이 참가할 계획이다. 청해진함은 잠수함 조난 시 인명구조 및 선체인양 등 구조지원을 담당한다. 수심 300m까지 심해잠수사의 잠수를 지원할 수 있는 심해잠수장비(DDS)와 최고 수심 457m까지 잠수할 수 있는 잠수함 승조원 구조용 심해잠수구조정(DSRV)을 탑재해 이번 작전에 적격이다.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비행갑판이 있어 추진체를 발견하면 신속하게 육지로 이송할 수 있다. 승조원 140여명 가운데 3분의 1이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으로 구성돼 있다.

청해진함의 작전은 1998년 6월 동해안으로 침투한 북한 유고급 잠수정 예인으로 시작됐다. 이듬해 3월에는 남해안에 침투하다 격침된 북한 반잠수정을 건져올렸다. 반잠수정이 가라앉은 곳의 수심은 150m에 달했고, 당시 인양기록은 역사상 가장 깊은 수심에서의 인양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때는 진해 해군기지에서 정기수리를 받던 중이어서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 당시 감압챔버 부족으로 천안함 승조원 구조작업이 지연되자 3기의 감압챔버에 심해잠수구조정까지 갖춘 청해진함을 파견하지 못한 해군에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번 추진체 수거에는 천안함 폭침 현장 도착 1시간 만에 사고지점에서 183m 떨어진 곳에서 함미를 찾아낸 기뢰탐색함도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탐색함은 전시에 적이 깔아놓은 기뢰를 탐색·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수중 물체를 발견하는 능력은 청해진함보다 뛰어나다. 현재 해군은 양양급(730t급) 3척과 강경급(450t) 6척 등 모두 9척의 기뢰탐색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투입된 함정에서 활약할 부대로는 해난구조를 위한 특수잠수부대 SSU가 손꼽힌다. 군 관계자들은 추진체가 높은 고도에서 떨어지면 그 잔해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간의 성과를 보면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해군은 부족한 심해작전 장비를 보강하기 위해 차기 구조함을 건조 중이다. 또 2016년까지 최신형 수중무인탐사기(ROV) 3대를 구조함에 배치하기 위해 미국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박병진·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