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12 신고자의 위치를 신속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이 2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무분별한 위치추적 남용을 막기 위해 법안심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개정안만 신속히 처리됐어도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국회의 늑장 처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10일 국회와 방송통신위 등에 따르면 경찰의 112 신고자 위치 조회 권한을 명시한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위치정보법) 개정안은 2010년 4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거쳐 법사위에 회부됐다. 법사위는 위치 조회권이 남용될 수 있다며 법안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데까지 합의했으나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개정안이 2년째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현행법상 경찰이 112 신고자의 위치 정보를 얻으려면 통신사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처럼 신속한 위치를 파악해 출동해야 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다. 법사위에 계류된 개정안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긴급구조 요청자의 생명·신체를 위협하는 급박한 위험에 처한 자 및 목격자, 피구조자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은 자 등에 대해 경찰이 법원의 사후 승인을 얻는다는 조건하에 공문 발송 절차 없이 곧바로 통신사 등에 위치정보 제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정부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은 112신고자가 전화를 하면 바로 위치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이 통과되는 것”이라며 “재난관리법상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은 이미 자체적으로 위치추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위치추적개정안만 신속처리 됐어도…
기사입력 2012-04-10 18:57:10
기사수정 2012-04-10 18:57:10
기사수정 2012-04-10 18:57:10
112신고땐 통신사 동의 얻어야
조회권 남용 논란 2년째 ‘낮잠’
조회권 남용 논란 2년째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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