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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숙 서울대 교수·생명과학 |
또 언론은 ‘이종교배’를 하지 않으면 어떤 기업도 초일류가 될 수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아이튠즈, 소셜네트워크의 페이스북이 아닐까. 통신기기와 음원 판매의 결합, 나아가 팟캐스트로 대표되는 미디어 산업까지 애플은 이종 간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어와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페이스북은 어떠한가. 소셜네트워크의 개념이 탄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들을 작동하는 프로그램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제 대안 언론으로까지 부상했다. 앞으로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바꿔 나갈 신(新)산업은 문과와 이과를 넘나들고 기존의 벽을 허무는 데서 탄생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싱가포르만큼은 아니어도 다민족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에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쉽게 만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아직 인권, 법적 제도적 장치, 문화적 인식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보자면 창피할 정도로 전근대적이다. 사실, 외국에 나가 우리나라 사람이 쭈뼛거리고 있다면 십중팔구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힘이 부족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를 스스럼없이 접하다 보면 그 장점을 두루 수용하게 된다. 필자의 외국인 친구 중에는 부모의 국적이 다른 이가 많이 있는데 그들에게서는 흉내 내기 힘들 만큼 빠른 시간에 남의 문화를 수용하는 힘이 있어 늘 부러웠다. 글에서만 보고 생각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이니까. 이와 비교해서 우리 사회는 비단 혈연, 학연, 지연을 거론하지 않고도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저항이 강하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더 발전시키려는 혁신의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제 남을 흉내 내고 쫓아가기조차 바쁠 것이다.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은 생물계에서 배울 수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유전적·문화적 다양성의 확보가 그것이다.
이현숙 서울대 교수·생명과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