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국무회의 밀실처리’ 靑 주도설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주무부처 국방부서 외교부로 바꾸고
언론에 엠바고 걸고 설명 의견도 무시
靑 “1년반 전부터 추진해온 것” 강조
한·일 첫 군사협정을 국무회의에서 밀실처리한 배경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협정의 주무 부처가 국방부에서 외교통상부로 바뀌고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처리되는 과정을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비공개 의결 시 문제가 있으니 언론에는 엠바고(한시적 보도제한)를 걸고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으로 청와대 외교안보분야 주요 인사가 함께 출장을 간 사이 서울에는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이 남아 있었다.

협정의 공식 명칭이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서 ‘군사’를 뺀 ‘정보보호협정’으로 꼼수를 부린 것도 청와대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떠나기 전 이 협정 체결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은 1년반 전부터 추진해 온 것으로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며 “우리가 몇천억원, 몇조원을 쏟아부어야 얻을 수 있는 대북 정보 자산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왜 마다하느냐”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정보는 아무리 많이 확보하고 있어도 부족하고 일본도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며 “러시아, 베트남, 루마니아와는 (관련 협정을) 다 체결하고 단지 일본이라는 이유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보다 북한을 왕래하는 사람이 더 많고,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관련 정보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는 말도 던졌다.

한편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광복회는 이날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협정 체결안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이번 협정 의제를 신중히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도 논평을 통해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국민 정서가 차가운 시기에 이 협정은 위안부 등 식민지 피해자들과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군사협정의 밀실 체결이 아닌 한·일 과거사 청산”이라고 꼬집었다.

김청중·조병욱·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