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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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 ‘해맞이’… “이제 갈 때 됐다” 문단 두 거장과 동행

70분 체류 이모저모

이명박 대통령은 눈앞에 펼쳐진 동해 넘어 일본이 있다는 독도의 망루에 서서 잠시 동안 동쪽을 응시했다. 그러고는 ‘韓國領(한국령)’이라고 쓰인 바위 앞에 서서 한 글자, 한 글자를 어루만지며 조용히 되뇌었다. ‘한’, ‘국’, ‘령’.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한 10일 아시아 최대 상륙 수송함인 독도함이 경계 작전을 펼치고 있다.
독도=청와대 사진기자단
◆암호명 해맞이…70분간 체류

암호명 해맞이. 이 대통령의 10일 역사적인 독도 방문은 극비리에 추진됐다. “여러 번 실행계획을 접었다가 지금쯤은 한번 갈 때가 아닌가 생각하고 방문하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당초 D-데이는 8월10일이 아닌 8월11일. 11일 기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보돼 하루 앞당겨졌다.

이날 오후 2시 독도의 동도(東島) 헬기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 대통령은 곧바로 독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헬기장 난간으로 한걸음에 다가가 우리의 영토인 독도 전경을 직접 확인했다. 이어 독도경비대 체육관에서 윤장수 경비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동해 동단에 있는 게 독도인데 동단을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후 망루, 한국령 바위를 둘러본 뒤 순직비에 헌화하고 독도를 지키다 숨진 고인들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독도 방문에 앞서 울릉도에 들러 독도는 물론 울릉도를 방문한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전에는 1962년 10월 국가재건회의 의장 자격으로 방문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최고위직이었다. 




김주영                                 이문열
◆한국 문단 두 거장 동행


이날 독도 방문에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하금열 대통령실장,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박정하 대변인, 이길호 온라인대변인, 소설가 이문열·김주영씨가 동행했다. 언뜻 독도와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한국 문단의 두 거장은 사실 독도와 깊은 인연이 있다. ‘객주’의 저자 김씨는 2005년 3월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다케시마(竹島)의 날’을 제정하자 세계일보에 ‘독도상륙허가서’라는 칼럼을 썼다. 그는 글 말미에 “(독도가) 내 땅이라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그때 경비원들이 제 나라 국민에게 했었던 말처럼, (일본이) 함부로 침범하면 가차없이 발포하겠다는 말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부의 대일(對日) 저자세 외교를 질타했다.

이씨도 같은 시기 조선일보에 ‘시마네현 촌것들 다스리는 법’이라는 칼럼에서 “북한이 원하면 (독도를) 대일 방어용 미사일 기지로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분들이 (독도를 방문한 뒤) 관련된 글을 쓰면 울릉도, 독도에 대한 역사적, 고고학적, 생태학적 가치를 소상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청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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