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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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日정치인들에 초청장

“와서 직접 보고 역사적 진실 왜곡마세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들에게 자신들을 찾아달라고 초청장을 보냈다. 역사적 과오를 외면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28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 김군자(왼쪽), 이옥선 할머니가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 724명에게 발송할 초청 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전문요양시설인 나눔의 집은 28일 노다 총리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중의원 479명, 참의원 242명 등 모두 724명에게 나눔의 집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장을 발송했다.

엽서 형태의 초청장은 한 면에 할머니들의 그림이 인쇄돼 있고 다른 면에 초청문과 주소가 일본어로 적혀 있다. 초청문에는 ‘이곳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생생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나눔의 집입니다. 바쁘신 줄 알지만 한번 방문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방문하셔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에 대한 진실을 보시고 생존해 계신 할머니와 함께 식사도 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방문 희망 날짜를 알려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초청 엽서에는 ‘못다 핀 꽃’, ‘빼앗긴 순정’, ‘끌려감’과 같은 제목의 그림도 새겨져 있다. 이 그림은 할머니들이 심리치료 과정에서 그린 것들이다. 만일의 상황을 고려해 방문자의 신변 안전 보장도 약속했다. 이번 초청은 최근 한·일 외교 갈등 와중에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연이은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 발언이 계기가 됐다.

할머니들을 대신해 초청장을 작성한 나눔의 집 안신권(51) 소장은 “피해자의 진실과 명예회복을 위해 절박함을 담아 정중히 초청한다”며 “21세기 한·일 동반자적 관계와 세계평화 구축을 위해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을 때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