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성범죄를 이어가다 지난 7월 붙잡힌 ‘면목동 발바리’ 서모(27)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씨는 2004년부터 올해까지 혼자 사는 20대 여성만 골라 수차례 강간했다. 서씨는 “범행을 할 때마다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충동을 이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5년 동안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은 범죄자 수가 9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씨같이 연쇄성범죄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발바리’들이 우리 사회 곳곳을 누비고 있다. 성범죄는 늘고 있는데 검거 실패율은 높아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성범죄 발생 건수가 늘면서 미제 사건이 덩달아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전체 강간·강제추행 범죄는 2007년 1만3396건에서 지난해 1만9498건으로 45.6% 늘었다. 같은 기간 범인 미검거 사건은 1277건에서 3094건으로 142.2% 급증했다.
이에 따라 검거 실패율은 9.5%에서 15.9%로 6.4%포인트 늘어났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간·강제추행 범죄의 검거 실패율도 2007년 5.4%에서 지난해 6.8%로 급증했다.
경찰은 경찰서별로 미해결 연쇄 사건을 재점검하고, 미제 사건 수사 전담팀을 만들어 원점에서 수사하기로 했다.
동국대 곽대경 교수(경찰행정학)는 “모든 범죄가 그렇지만 성범죄의 경우 특히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범인 검거에 온힘을 쏟아야 한다”며 “아동·청소년을 노리는 성범죄자들은 ‘이상성욕’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경찰이 최우선으로 검거한다는 생각을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