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사일 발사는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으로 동북아시아에 ‘미사일 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은하 3호가 ICBM으로 전용되면 미국 본토까지 타격 범위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오전 9시49분46초에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이 발사됐다”며 “발사 직후 서해상에 배치된 이지스함 레이더가 탐지했다”고 밝혔다. 서해에 있던 세종대왕함이 발사 94초 뒤인 9시51분20초에 은하 3호 미사일을 처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1, 2, 3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분리돼 비행했다”며 “북한 탑재물(위성)이 일단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에 실패한 이후 5번째 만에 성공한 셈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긴급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의도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며, 오늘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 1만㎞로 보이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로켓 발사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해서 핵을 탑재한 ICBM을 구축했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정보부재 논란과 관련해서는 “어제 오후 미사일 발사체가 발사대에 장착돼 있음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긴급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사실상 ICBM 실험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NSC 소집은 지난해 12월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이후 1년 만이다. 정부는 NSC 종료 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탄도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와 1718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도전과 위협”이라며 “지난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의장 성명을 통해 경고한 대로 북한은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20분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보도를 통해 “운반로켓 은하 3호를 통한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의 발사가 성공했다”며 “위성은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김청중·안두원·정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