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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강소국을 가다] ④ 이스라엘 아슈켈론 '아이언 돔' 방공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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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로켓·포탄 1분내 탐지·요격… 영공 수호 ‘최종병기’
가자지구서 불과 13㎞ 떨어진 지역
작은 언덕서 24시간 적군 동태 감시
중앙지휘통제소서 일사불란 컨트롤
‘방어의 기둥’ 작전서 도시 완벽 방어
중동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의 안보환경은 척박하다. 북쪽으로는 레바논과 시리아, 동쪽으로는 요르단, 남서부는 이집트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1948년 5월14일 건국 후 지금까지 이들 주변국과 무려 6차례나 큰 전쟁을 겪었다. 더구나 팔레스타인 접경지역에선 아직도 총성이 멎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런 심각한 안보위협을 딛고 당당히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이스라엘 정부의 적극적인 국방강화 정책과 국민들의 뜨거운 애국심,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방위산업 기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지는 ‘안보 강소국(强小國)을 가다’ 시리즈 2부로 이런 이스라엘의 국방정책 현황과 독특한 무기체계, 국민들의 철저한 안보의식 등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지상에 설치된 ‘아이언 돔’ 발사대(MFU) 모습. 아이언 돔에서 발사되는 요격용 미사일은 ‘타미르’(Tamir)다. 1개 발사대에 모두 20발이 장전되며 발사후 재장전까지 20여분이 걸린다.
라파엘사 제공
◆한국 언론 최초 ‘아이언 돔’ 포대 방문

중동은 한반도와 함께 ‘세계적인 화약고’다. 이스라엘과 아랍이 강대강 군사대결로 언제든 맞붙을 수 있는 곳이다. 지난달 30일에도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중동 전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본지는 바로 이 공습이 있기 열흘 전인 지난달 20일 한국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 현지의 아이언 돔 포대를 방문했다. 아랍 전체를 상대로도 고개 숙이지 않는 군사적 자신감의 원천이랄 수 있는 곳이었다.

이스라엘의 경제수도 텔아비브에서 자동차로 메마른 사막지역을 1시간 넘게 달리자 중소도시 아슈켈론이 나타났다. 이 지역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불과 13㎞ 남짓 떨어진 곳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군사충돌이 끊이지 않는 최전방이다.

현지 군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도시 외곽의 비포장도로를 몇 분 더 달리자 작은 언덕에 위치한 아이언돔 포대가 위용을 드러냈다. 차에서 내려서자 아슈켈론 시가지는 물론 그 너머 가자지구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포대장을 맡고 있는 샤이 코그니츠키 소령은 기자에게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포는 1분 안에 아슈켈론 시내에 떨어진다”면서 “지난해 방어작전에서 우리는 이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 말했다.

포대 장병들의 눈빛에선 자신들이 아슈켈론을 지키는 전사이기라도 한듯한 강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삼엄한 검문검색을 통과한 뒤 부대 안에 들어서자 아이언 돔 포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앙지휘통제소(BMC)가 눈에 띈다. BMC를 중심으로 포대 본부 안에는 적의 공격을 탐지하는 MMR 레이더, 발사대로 명령을 전달하는 통신장치, 이 모든 장비를 보조하는 이동형 발전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들은 모두 작전환경에 따라 언제든 이동 조립할 수 있게 컨테이너 박스 형태를 하고 있었다.

샤이 포대장은 “언제든 포대를 옮길 수 있는 형태로 제작돼 병력의 대규모 이동시에 이를 보호하는 작전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대 측 설명에 따르면 아이언 돔 포대에는 100여명의 병력이 상주한다. 포대 본부를 중심으로 10㎞ 이상 떨어진 3∼6곳에 요격 미사일 ‘타미르’를 탑재한 발사대(MFU)가 배치된다. 1기의 발사대는 반경 15㎞ 이내에서 날아오는 중·단거리 박격포와 로켓,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다. 1개 포대는 서울시 면적(약 605㎢)의 4분의 1인 약 150㎢ 면적을 커버할 수 있다. “이 모든 작전은 중앙지휘통제소에서 일사불란하게 통제된다”고 현지 부대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전체 아이언 돔 포대를 관할하는 지비카 하이모비치 방공부대 사령관(대령)은 “2011년 아이언 돔 포대가 처음 배치된 이후 지난해 작전까지 우리는 다양한 방어작전을 수행했다”면서 “이스라엘 국민을 적의 위협에서 안전하게 지켜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지난해 작전’이란 ‘방어의 기둥(Pillar of defense)’으로 알려진 지난해 11월의 가자지구 공습 및 도시 방어작전을 의미한다. 당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1400발 이상의 로켓포와 박격포 공격 가운데 시내 지역으로 떨어지는 공격의 86%인 400발 이상을 막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2011년 3월 처음 실전배치된 이스라엘의 단거리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 발사 모습. 아이언 돔은 대포병레이더와 지상통제센터, 미사일 발사대로 구성돼 있다. 대포병레이더로 포탄을 감지하고 추적하는 것과 동시에 지휘통제센터에서 고성능 컴퓨터로 포탄의 발사각도와 비행궤적을 계산해 요격 미사일인 ‘타미르’를 발사한다.
라파엘사 제공
◆3년 만에 요격률 86% 달성한 아이언돔 개발한 라파엘


이스라엘은 이 아이언 돔을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했다.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외곽지역에 있는 ‘라파엘 어드밴스 디펜스 시스템’ 공장이 그 주인공이다.

아슈켈론 포대 방문에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라파엘 공장을 직접 방문해 아이언 돔의 개발자들을 만났다. 1948년 설립된 라파엘은 이스라엘 국방부 소속의 무기개발연구소를 모태로 시작된 국영 방산업체로 미사일, 무기시스템, 정밀유도폭탄 개발을 전문으로 한다.

이 회사의 이도(Ido) 방공무기 판매담당 부장은 기자에게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했을 경우 14기의 아이언 돔 발사대가, 방어지역에 인천 등 일부 수도권 지역을 포함하면 24기의 발사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도 부장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라파엘 보안 관련 담당자는 그의 전체 이름 대신 성만 써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적대국들에 둘러싸인 나라에서 핵심 무기를 개발하는 사람의 신원이 외부에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장 내부의 사진촬영도 엄격히 제한됐다.

이도 부장은 “지난해 ‘방어의 기둥’ 작전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전체에 아이언 돔 포대는 4곳이었다”며 “작전 이후 72시간 만에 1개 포대를 텔아비브 인근에 설치했고, 배치 3시간 만에 사거리 75㎞의 파즈르(Fajr) 5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방어의 기둥 작전에서 보여준 아이언 돔의 뛰어난 요격능력은 전 세계 군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노출된 우리 군도 이 무기의 성능과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합참 고위관계자가 직접 라파엘을 방문해 아이언 돔의 효용성을 조사하고 돌아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한반도가 이스라엘과 안보 환경과 지리적 조건에서 다른 만큼 아이언 돔의 도입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언 돔이 수도권을 겨냥한 340여문의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방패’로서 적합한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아슈켈론·하이파=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