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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느낌의 주행 승차감 ‘만족’ 시속 120㎞ 넘자 안정감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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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시승기
“(뒷부분을) 좀 더 짧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아쉬워요.”

지난 20일 제주도에서 열린 ‘쉐보레 트랙스’(사진) 시승행사 직후 마이클 심코 GM글로벌디자인 전무는 이렇게 말했다. 트랙스가 좀 더 ‘단단한’ 느낌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길 바랐다는 것. 일단 외형은 쉐보레 스파크를 ‘뻥튀기’한 것처럼 느껴진 것이 사실. 한국GM이 경쟁 차종으로 꼽은 투싼이나 스포티지보다 몸집이 작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운전석에 앉아 휘 둘러보니 밖에서 짐작한 것보다는 공간이 넓다. 트렁크가 크진 않지만 골프백은 물론 유모차도 쉽게 넣을 수 있어 보인다. 운전석을 빼고 전 좌석을 평면으로 펼칠 수 있어 활용도를 높였고, 차체가 높지 않아 세단에 앉은 느낌이다. 밖에서 보면 귀여운 SUV, 차 안에서는 세단으로 느껴지는 게 트랙스다.

센터페시아는 심심할 정도로 단순하다. rpm지시계만 고전적인 시계모양이고, 속도·연료 지시계는 액정화면이다. 가장 특이한 건 내비게이션. 1만원 가량의 트랙스 전용 ‘브링고’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뒤 무선으로 연동하면 길안내가 시작된다. 비(非)스마트폰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조금 아쉽고, 문자메시지나 통화할 때에는 길안내가 잠시 끊기는 게 흠이다.

제주 정석비행장에서 섭지코지까지 약 30㎞ 구간 동안 1.4ℓ 가솔린 터보엔진을 경험했다. 멈춘 상태에서 떨림이나 주행 시 소음은 디젤 SUV보다는 덜하지만 세단만큼 조용하진 않다. 바람이 센 날이었지만, 시속 120㎞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자 차체가 안정적이지 못한 건 단점이 될 듯하다. 왼손 엄지손가락만으로 조절할 수 있는 크루즈 기능은 평일 고속도로에서 자주 쓰일 것 같다. 급제동 시 바퀴 잠김현상을 제어하는 차체자세제어장치(ESC), 자동제어장치(ABS) 등이 기본기능이다. 특히 경사로 밀림방지(HSA) 기능을 적용, ‘언덕길 공포’가 있는 초보 운전자에겐 희소식일 듯하다. 이 기능은 3000만원대 SUV에서도 쉽게 찾기 힘들다.

ℓ당 11㎞ 가량으로 시승을 마무리했다. 공인 표시연비는 ℓ당 12.2㎞. 작은 엔진에 비해 연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가격(1940만∼2280만원)까지 고려하면, 한국GM이 내세운 타깃 층 중 20대에겐 부담이 될 법하다. “20·30대 도시 거주자가 타깃”이라는 마이클 심코 전무에게 “아이가 있는 중산층 가정의 ‘세컨드카’로 손색없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제주=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