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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선출 비밀투표 12일 시작… 물밑 선거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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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후보 없어 지역·이념따라 합종연횡
수구·개혁파간 표대결 양상, 비유럽권 연대 구축 움직임도…
외신들, 최소 3일 이상 전망
차기 교황을 뽑을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를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바티칸 분위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콘클라베에 참석하기 위해 교황청에 모인 선출인단 내에서는 출신 지역과 성향, 이념에 따른 ‘물밑 선거전’이 치열하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이날 AP에 따르면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들은 자신들의 이해에 가장 부합하는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치열한 막후교섭을 벌이고 있다. 추기경들은 이날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차기 교황이 갖춰야 할 자질과 교황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논의했다. 외신들은 콘클라베가 최소 3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력한 교황 후보가 없는 데다 개혁·보수파 간 표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교황이 대중 친화적이되 관리자형이길 바라는 교황청 관료집단(쿠리아)과 가톨릭의 온갖 부패, 추문을 일소할 지도자형을 원하는 비유럽권 개혁세력 간 대결구도가 눈에 띈다. 통신은 쿠리아가 교황청과 관계가 원만한 브라질의 오질루 페드루 셰레르(63) 상파울루 대교구장을 밀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등 유럽권이 거의 독식해온 교황직을 비유럽권에 내줘 ‘명분’을 얻는 대신 교황청 국무원장직을 보장받아 실권을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반면 북미와 아프리카 등 비유럽권 추기경들은 차기 교황으로 개혁 성향의 안젤로 스콜라(71) 밀라노 대교구장을 밀고 있다. 이들은 그간 교황청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교황만이 기밀문서 유출 파문과 내부 권력투쟁설, 성추문 등 쿠리아·유럽권의 독주로 만신창이가 된 가톨릭계를 구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탈리아 신문 ‘가제타 델 수드’는 콘클라베 준비기간 북미 출신 추기경들이 브라질, 아프리카 추기경들과 비유럽권 연대 구축을 위한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교황 후보자들의 출신 지역도 표심을 좌우할 변수 중 하나다. 이번 콘클라베에 단일 국가로는 최다인 28명이 참여하는 이탈리아 추기경들은 ‘35년 만의 교황 배출’을 꿈꾸고 있다. 폴란드 출신의 요한 바오로 2세(264대)와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 등 외국인이 ‘이탈리아 로마 대교구’를 이끌어왔으니 이제는 자신들 차례라는 논리다.

국적별로는 이탈리아에 이어 최다인 11표를 갖고 있는 미국은 자국 교황이 바티칸의 비밀주의를 없앨 적임자라고 적극 내세우고 있다. 실제 이탈리아 한 신문의 차기 교황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미국의 숀 패트릭 오말리(68) 보스턴 대교구장은 셰레르 추기경, 스콜라 추기경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중심의 유럽권 추기경들은 ‘슈퍼파워’ 미국에서 교황까지 배출할 경우 이슬람 등 타 종교의 반감을 사 교세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통신은 전했다.

송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