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 배우 신하균의 이런 푸념쯤은 곧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
생애 처음 도전했다는 ‘본격 액션 도주극’답다. 영화 ‘런닝맨’(감독 조동오, 제작 크리픽쳐스, 폭스인터내셔널 프러덕션)은 ‘신하균의, 신하균에 의한, 신하균을 위한’ 영화다.
‘런닝맨’은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 투자배급사인 이십세기 폭스사가 한국에 투자한 첫 로컬영화. 2011년 드라마 ‘브레인’으로 대한민국 여심을 사로잡은 배우 신하균을 원톱 주연으로 내세워 제작 전부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십대의 어린 나이에 이른바 ‘사고’를 쳐 아들을 두게 된 주인공 차종우(신하균 분)가 우연치 않게 거대한 음모와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이는 사상 최악의 도주극을 담았다.
늦은 밤 정체불명의 중년 남자로부터 거액을 제시받고 불법 자가용 콜기사를 하게 된 종우는 그 남자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순식간에 살인용의자로 몰린다.
빈집털이·사기 등 자잘한 전과가 많은 잡범인 종우는 처음엔 ‘재수 없게 걸렸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건 왠지 만만하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경찰만 그를 쫓는 게 아니었다. 국정원 요원에 정체 모를 킬러까지.
작은 불씨 같았던 사건은 점점 국가가밀까지 위협하는 중차대한 사안으로 부풀려지고, 종우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 끝날 것 같지 않는 도주를 계속한다.
얼핏 기존 할리우드 장르영화나 도주극에서 볼 수 있는 스토리와 구성이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리얼한 도주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흥미로운 전개, 그리고 신하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결합돼 ‘잘 만들어진 팝콘무비’가 됐다.
다만 종우의 부성애를 확인할 수 있는 신이 극 중간 중간 등장하는데, 초반까지는 논스톱 액션에 쉼표를 찍어주는가 싶더니 중반 이후로 갈수록 긴박감 넘치는 전개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감독은 “종우와 기혁, 부자간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주제”라고 설명했지만, 러닝타임이 127분에 이르다 보니 ‘너무 길고, 전개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관객들이 차종우와 함께 추격 당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는 실감나는 도주신은 꼭 극장을 찾아가서 볼 만하다. 월드컵경기장과 청계천 등 서울의 랜드마크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배경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한몫했다. 15세관람가. 오는 4월4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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