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젊음아, 멘토 대신 스승을 찾아라”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유시찬 신부 에세이 ‘나는 지금 어디에…’
요즘 유행처럼 쓰이는 말 중 하나가 조력자를 뜻하는 ‘멘토’다. 젊은이들은 너도 나도 “멘토가 필요하다”며 명사들의 트위터를 기웃거리거나 그들이 쓴 책을 사 읽는다. 우리 사회의 멘토 열풍은 과연 옳기만 한 걸까.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출한 남자 수도단체 예수회의 ‘말씀의 집’ 원장과 서강대 이사장을 지낸 유시찬(59·사진) 신부가 신간 에세이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한국경제신문)에서 멘토 ‘과잉’의 폐해를 지적했다. 유 신부에 따르면 젊은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건 멘토가 아니라 스승이다. 멘토와 스승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멘토와 조력을 받는 ‘멘티’의 관계는 인격적인 신뢰와 존경, 사랑이 필요하지 않다.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을 필요한 만큼 멘토로부터 받으면 된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먼저 인격적으로 깊은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유 신부는 요즘 젊은이들이 스승에 대한 간절한 목마름이 없는 것을 개탄한다. 하지만 그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젊은이들 앞에 선뜻 나서 스승 역할을 해보려는 어른도 찾기 어렵다. 유 신부는 “스승을 찾고, 스승이 되기 위해 서로 애쓰지 않으면 우리 삶의 맛과 향은 곧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유 신부는 ‘힐링(치유)’의 개념도 다시 정립한다. 자꾸 남한테 위로를 받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을 토닥거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하긴, 내가 나를 미워하는데 어느 누가 나를 사랑하겠는가. 책을 읽으면 제목처럼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깨닫게 된다.

서울대 신문학과와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를 나와 1990년 예수회에 입회한 유 신부는 일본 상지대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1997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