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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무 호소’ 사회복지공무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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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 직원… 2013년 네번째 자살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일기
정부 개선책 실효성 도마에
정부가 사회복지공무원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며 대책을 발표한 지 두 달도 채 안돼 충남 논산에서 또다시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목숨을 끊었다.

15일 오전 1시46분쯤 덕지동 인근 호남선 철길에서 논산시 소속 사회복지직 공무원 김모(33)씨가 익산발 용산행 새마을호 열차에 몸을 던져 숨졌다.

김씨는 대학 졸업 후 6년 만에 사회복지직 공채시험에 합격해 고향인 논산시청에서 근무한 지 겨우 1년 된 새내기 공무원이다.

논산시청 공무원들은 평소 활달한 성격에 주변 동료들과도 곧잘 어울리던 미혼의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내던져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은 김씨가 격무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임용된 김씨는 동료 3명과 함께 1만명이 넘는 논산지역 장애인시설과 단체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해왔다.

동료 공무원인 김민경씨는 “매사 긍정적이고 활달했던 사람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밀려드는 일을 낮에 다 처리하지 못해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다반사다 보니 경험이 없는 김씨가 적응하기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일 어린이날에 당직근무를 했는데 다음날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등 2월 이후 하루도 쉬지 못할 만큼 격무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7일자 일기에서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만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노혁 논산시 장애인 담당은 “주말에도 쉬지 못하는 탓에 업무를 바꿔주려고 했지만 새 업무를 맡게 되면 또다시 일이 많아질 것 같아 어쩌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김씨의 아버지는 “날마다 야근의 연속이었다. 보통 자정이 넘어서 들어왔다”면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녀석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주머니 속에서 담배가 나왔겠냐”고 울먹였다.

김씨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은 정부가 업무부담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근무여건 개선책은 내놓지 않고 가산점과 수당인상 등 효과 없는 보완책만 내놓아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선수경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장은 “전달체계 개선 등 ‘사회복지사 자살방지 및 인권보장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요구안은 무시한 채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아 또다시 비극이 일어났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새 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으로 업무가 늘어나는 내년에는 모방자살, 즉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 클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3월20일 울산 중구의 한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안모(35)씨가 과도한 업무를 견디다 못해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등 올들어 전국에서 사회복지직 공무원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논산=임정재·이보람 기자 jjim6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