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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위험 인식’ 둘러싼 사회 갈등 해결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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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합리성에만 기반 둔 ‘진짜위험·가짜위험’으로 구분
위험 인식 과정 영향 미치는 사회·문화적 요인 등 배제 비판
위험 요소 예방하는 국가 위기관리 능력·국민 신뢰 더 중요
■기출문제

제시문 〈나〉와 〈다〉에 근거하여 제시문 〈가〉의 입장을 비판하고, 이 비판에 근거하여 위험인식을 둘러싼 사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시오.

〈2011학년도 경희대 논술〉

〈가〉 현대사회는 위험사회다.

…중략…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위험 인식과 관련해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진짜위험과 가짜위험을 확실하게 구별하는 유형이고, 다른 하나는 진짜위험과 가짜위험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전자는 위험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유형이며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많은 사회는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돼지콜레라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거나,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나 오리를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 가축 전염병이 돌더라도 평소처럼 이들 축산물을 먹는다. 반면에 진짜위험과 가짜위험을 구별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은 방사선(감마선)을 쬔 감자나 양파, 인삼 따위에 방사능 물질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돼지콜레라에 걸린 돼지고기를 먹거나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나 오리를 먹으면 사람도 가축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나 농산물에는 유전자가 들어 있고 일반식품이나 농산물에는 유전자가 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많으면 이른바 식품 파동이 생긴다. 이렇게 위험을 비과학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그 사회는 미래로 향해 나가지 못한다.

〈나〉 위험이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평가될 수 있다면 충격의 정도와 발생 가능성에 의해서 위험 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정책적인 판단을 하면 된다.

…중략…

그러나 위험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위험에 대한 판단은 객관적인 지식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사회적인 가치와 문화적인 배경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은 객관적인 위험행위로 여겨지지만 나라에 따라서는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느 정도의 환경오염은 필요하다고 공감하기도 한다. 즉 굶주림에 비하면 환경오염은 덜 위험한 행위로 인식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비자발적인 위험, 불공정하게 분배되는 위험,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는 위험을 더 크게 느낀다. 비자발적 위험이란 공해와 같이 자신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내지 않는 위험을 의미한다.

…후략…

〈다〉 사회적 자본은 공동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함께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신뢰와 규범, 사회생활의 네트워크이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요소로 신뢰와 사회적 자본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신뢰는 사회적 관계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의 후생에 영향을 주도록 허용하는 행위, 즉 상대방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가 풍부한 사회는 다양한 구성원 간의 소통과 교류가 촉진되어 상호협력과 이익이 증대된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은 붕괴될 경우 사회 구성원 모두 피해를 당하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자본의 증진과 사용에서도 역시 공공재의 성격을 띤다.

…후략…

〈보기〉

국내에서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1일 국내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과거 유사사례에 대한 역추적조사에서 지난해 8월 사망한 63세 여성 환자가 SFTS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보관 중이던 이 환자의 검체에서 SFTS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당시 이 환자는 고열과 설사, 진드기에 물린 자리가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틀 뒤 의식이 저하돼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이튿날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중략…

SFTS는 치사율이 높고 아직까지 개발된 백신이 없다. 매개체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SFTS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면서 ‘살인진드기’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심이 확대되고 있다. 자신이 살인진드기에 물린 것 같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살인진드기 관련주식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기도 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살인진드기’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는 점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들은 ‘살인진드기’를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위험에 대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포심을 느끼는 것이다.

〈5월22일자 세계일보〉


2011학년도 경희대 논술 문제에서는 ‘위험’에 대한 인식과 그로 인한 갈등 해결 방식을 묻고 있다.

제시문 〈가〉에서는 자연적 재해와 인위적 재해가 증가한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위험을 진짜위험과 가짜위험으로 구분한다. 〈가〉에서는 과학적 합리성에 기반을 둔 위험을 ‘진짜위험’으로, 과학적 합리성에 근거하지 않은 위험을 ‘가짜위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가금류를 75도 이상의 온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조류독감이 유행하면 닭이나 오리 요리 자체를 기피한다. 조리 과정에서 75도 이상의 온도로 5분 이상 가열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금류의 섭취 자체를 위험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 합리성이 결여된 태도이다. 따라서 〈가〉에서는 진짜위험과 가짜위험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 사회적 불안이 가중된다는 내용을 통해 위험을 올바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다.

진짜위험과 가짜위험을 구분하는 제시문 〈가〉의 태도를 〈나〉와 〈다〉 각각을 통해 비판하는 것이 문제의 요구 조건이다.

장서연 강남인강 인문논술강사·㈜C&A논술 고등부연구소장
◆위험은 어떻게 인식되는가

제시문 〈나〉에서는 위험이 객관적 사실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 위험을 인식하는 과정에서는 객관적인 데이터보다 사회적·문화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비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 사람들은 더 큰 위협을 느낀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전자식 비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사실 전자식 비데는 물과 전기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위험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자식 비데가 초창기부터 보급되었고, 사람들이 기술에 대한 신뢰가 강한 편이므로 이를 위험이라고 느끼지 않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회적·문화적 요인이 위험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례이다. 이와 상반된 사례는 한반도의 전쟁 관련 위험이다. 외국에서는 한반도의 갈등 요소를 매우 큰 위험으로 인식하지만 60년 이상 분단된 채 살아온 한국 국민들은 남북한의 갈등이 전쟁으로까지 이어지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사회적·문화적 요인으로 위험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다. 따라서 위험은 객관적인 요소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제시문 〈나〉의 관점에서 〈가〉는 위험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주관성과 사회적·문화적 요인을 배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비판할 수 있다. 

위험에 대한 인식은 과학적 사실 여부 외에도 문화적 요인, 사회구성원 간 신뢰 등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첫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확인돼 국민들의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한 농민이 강원도 화천군의 한 축사에서 진드기 방제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사회적 자본의 영향


제시문 〈다〉에서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가치를 갖는 신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신뢰는 구성원의 소통을 증진시키고 협력을 강화한다. 구성원 간의 신뢰가 강하면 위험을 적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금모으기 운동 등을 벌여 국가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사회적 자본이 취약하면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된다. FTA 체결 당시 전 국민들이 보여주었던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과학적 합리성을 근거로 쇠고기에 대한 안전을 강조했지만 당시 국민들은 객관적 합리성을 신뢰하지 않았다. 이는 사회적 자본이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의 관점에서는 사회적 자본 등의 다양한 요인이 위험을 인식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들어 〈가〉의 내용을 비판할 수 있다.

인간은 합리적 이성을 바탕으로 사고하지만 그렇다고 합리적 이성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위험에 대한 인식과 대응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과학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사회적·문화적 요인과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위험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살인진드기’ 문제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위험이 존재한다. 그것이 과학적 합리성 때문일 수도 있고, 사회적·문화적 요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 위험을 올바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이다.

장서연 강남인강 인문논술강사·㈜C&A논술 고등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