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당시 신속하게 승객을 대피시켜 화제가 된 최선임 승무원(캐빈매니저) 이윤혜(40)씨는 7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앤 헤이스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를 ‘영웅’으로 칭했다.
사고 당시 꼬리뼈 골절상을 입어 선 채로 기자회견을 한 이씨는 “착륙 당시 다친 것 같은데 승객들을 탈출시킬 때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착륙할 때 하드랜딩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크게 부딪치고 다시 한번 부딪친 뒤 좌우로 크게 흔들린 데다 (밖으로 터져야 하는 대피용) 슬라이드가 안쪽으로 터지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비상착륙 과정에서 승객들에 곧바로 대피 방송을 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항공기가 정지된 후 기장의 생사를 확인한 뒤 기장에게 비상대피를 해야 되는지를 물었더니 기다리라고 해서 문을 닫고 객실로 이동해 동요하는 승객들에게 자리에 착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세 차례 착륙 안내방송을 마칠 무렵에야 기장이 비상탈출을 지시했고 이씨는 다른 승무원들과 평소 훈련받은 대로 비상탈출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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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인 시빅호텔에서 아시아나항공기 214편에서 헌신적으로 승객을 대피시킨 이윤혜 캐빈매니저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씨는 1995년 3월 입사한 19년차 승무원으로, 평소에도 캐빈매니저·그룹장으로 솔선수범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5일 비상탈출 훈련을 받은 적이 있고, 2003년 창립기념일 우수승무원 포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총 14차례나 우수승무원으로 뽑혔다. 2000∼2003년에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김기환 기자, 샌프란시스코=박희준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