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갑자기 비행기 꼬리 부분이 땅과 부닥쳤고 기내 모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멈춰선 뒤 이들은 앞 좌석에 왼쪽 다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고 있는 아이를 안고 후미에 난 구멍을 통해 활주로로 빠져나왔다. 세 사람은 이내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장은 “(아들이 다리 수술을 받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라며 “목숨을 잃은 두 여학생과 여전히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LA타임스와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전날 사고로 부상을 입어 시내 7∼8개 병원서 치료를 받았거나 입원 중인 환자는 182명이다. 중상자들만 집중적으로 치료한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는 어른 27명과 어린이 26명 등 53명이 치료를 받았다. 마거릿 넛슨 병원 외과 과장은 “척추 골절과 머리·복부 부위에 손상을 입어 신체 마비나 말을 못하는 환자가 15∼16명 정도고 이들 중 6명은 생명까지 위독하다”며 “환자 일부는 이미 2번이나 수술을 했지만 여전히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과 세인트메리 등 시내 4개 병원에 후송돼 이날 오전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탑승객은 모두 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동만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는 한국인 부상자 44명 가운데 36명이 밤사이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영사는 “현재 남아 있는 8명도 일단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8명 가운데 2명은 다리가 부러졌고 5명은 가슴, 허리, 목 등에 통증이 심해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머리를 다쳤지만 상처가 심하지 않아 퇴원했다가 통증으로 다시 입원한 경우다. 부상자의 신원은 의료진과 본인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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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사고가 난 아시아나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승객 11명이 특별기를 이용해 8일 오후 3시44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승객 한 명이 병원으로 후송되기 위해 앰뷸런스로 옮겨지고 있다. 인천공항=이재문 기자 |
송민섭 기자, 샌프란시스코=박희준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