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으로 박준우(사진) 전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를 임명하면서 발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박 신임 정무수석이 정치권 경험이 전무하고 국회 관련 업무도 맡지 않아 박 대통령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여당 내에서도 의아해하는 반응이 많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5일 박 수석 인선을 발표하며 “외교관 출신으로 뛰어난 협상력과 정무적 판단력을 갖춘 분으로 평가돼왔다”고 소개했다. “(외교부) 재직 시 탁월한 외교역량을 보여줘 정무수석으로 새로운 시각과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박 수석은 인사말을 통해 “어려운 일을 맡게 돼 대단히 어깨가 무거움을 느끼고 있다”며 “30여년간 외무공무원으로 봉직해 온 경험과 지난 2년간 미국 (대학에서) 강의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열과 성의를 다해 봉직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수석은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때를 제외하면 국회 업무를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외교부에 근무하며 대표적인 아주(亞洲)통으로 분류돼 그간 고위 공직 하마평에 오른 것도 이명박정부 때 외교부 차관, 현 정부 출범 시 초대 중국 혹은 일본 대사 정도였다.
박근혜정부 들어 청와대와 정부의 정무기능이 축소되는 경향이 반영된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과 더불어 특임장관까지 둔 데 비해 현 청와대의 정무 파트에는 조직과 인력이 일정 부문 축소됐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박 수석의 역할은 여야와 청와대 간 조정과 중재의 적극적인 역할보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단순한 ‘메신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수석은 서울대 법대, 외무고시 출신(12회)으로 주일본 정무과장, 동북아1과장, 주중국 공사참사관, 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국장, 주싱가포르 대사를 지냈다. 미국 스탠퍼드대 초빙교수로 강단에 섰고 최근에는 연세대 객원교수를 맡았다.
김재홍 기자
정치경험 전무한 정무수석… 與도 의아
기사입력 2013-08-05 20:12:20
기사수정 2013-08-06 09:52:07
기사수정 2013-08-06 09:52:07
정무 파트 축소 흐름 반영된 듯
조정·중재보다 메신저役 무게
조정·중재보다 메신저役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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