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의 ‘7월 중 경제주체별 통화통계’를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시중통화량(M2) 증가율은 7월 현재 2.5%이다.
이에 비해 기업의 M2 증가율은 8.3%로 세 배 이상이었다. M2는 현금과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인 협의통화(M1),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시장형 상품을 포괄하는 유동성 지표다. 쉽게 말하면 언제라도 결제자금화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가계와 기업의 M2 증가율은 지난해 6월까지도 각각 4.1%, 6.6%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후 가계는 하락세, 기업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M2가 모든 금융자산을 포괄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 창출되는 부가가치 중 기업의 몫이 커지고 가계의 몫이 작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의 가계가 야위어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지표는 많다. 1991∼2011년 경제주체별 소득증가율을 보면 기업소득이 연평균 11.4% 증가할 때 가계소득은 8.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연평균 GNI 증가율은 9.3%였다.
GNI 중 가계소득 비율을 봐도 여타 선진국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2011년 기준으로 보면 독일 76.7%, 미국 76.4%, 영국 71.6%, 일본 65.8%인데 한국은 6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9.0%에 한참 못 미친다.
류순열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