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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층 성접대’ 수사 결국 용두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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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수사 116일 만에 김학의 前차관 무혐의 결론
“성접대 동영상 증거능력 부족”… 제 식구 봐주기 논란
건설업자 윤씨 ‘부당대출’ 비리 등도 무혐의로 처분
“시간 끌다가 면죄부만 줘”… 경찰 “납득안돼” 반발
올해 초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지도층 성접대 의혹’ 사건이 결국 명확한 실체 규명 없이 11일 종결됐다. 검찰이 지난 7월18일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 받아 재수사에 나선 지 116일 만이다. 사건 관련자로 실명이 공개됐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불기소처분 됐고, 파문의 ‘불쏘시개’가 됐던 성접대 동영상은 증거 능력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사건을 질질 끌다가 김 전 차관에게 면죄부를 주는 등 제 식구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성접대 의혹 실체규명 없이 종결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상대로 2007년과 2008년 강원도 별장에서 여성 2명과 강제로 성관계(특수강간)를 갖고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두고 그동안 수사를 벌였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특수 강간 혐의의 경우 피해 여성 2명을 조사했지만 구체적 상황에 대한 말이 자꾸 바뀌고 일관성도 없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동영상 촬영 또한 피해 여성이 아직까지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등 혐의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여성이 피해를 봤다고 한 이후에도 윤씨와 관계를 지속하는 등 일반적인 성폭행 피해자의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김 전 차관은 “피해 여성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320억원 부당대출 공모’ 등 윤씨의 개인 비리 대부분도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윤씨가 2010년 3∼11월 모 건설사가 진행하던 골프장 클럽하우스 건축과 관련해 공사를 수주하도록 해주는 대가로 이 회사 외주구매본부장에게 20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100만원 상당의 그림 1점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 등은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또 윤씨 부탁을 받고 차적 조회를 한 경찰관 등 윤씨 범행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주변 인물들도 사법처리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검·경, 수사결과 두고 충돌 예고

검찰은 경찰이 확보한 ‘성접대 동영상’과 관련해 “범죄사실의 입증 여부와 상관이 없다”며 등장인물 중에 김 전 차관이 있는지도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동영상에 나오는 여성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으며, 성폭행 피해자로 알려졌던 여성들은 모두 동영상에 나오는 인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폄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시간이 많이 지난 사건이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피해 여성들이 불복하면 재정신청 등 절차가 있으니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 발언은 맥락상 ‘검찰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법원 판단을 기대해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시 수사 지휘선상에 있었던 경찰 관계자는 “110일간 수사해 피해여성들의 일관된 진술, 윤씨의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 관련자들 간 통화내역 등을 통해 (성접대 의혹을) 입증한 부분이 있다”면서 “검찰 수사 결과는 당연히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국민적 의혹이 집중됐던 만큼 주요 참고인과 관련자 전원을 소환조사하고 수집된 증거를 철저히 분석했으며, 관련 판례 등을 전면 검토하는 등 재수사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불기소 처분했다”고 말했다.

김준모·조현일 기자 jm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