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늘어나는 일자리, 대부분 허드렛일

입력 : 2014-01-02 19:58:28
수정 : 2014-01-02 19:58:28
폰트 크게 폰트 작게
2013년 일자리 증가 60만명 육박, 상당수 근무시간 적은 단순직
취약계층 안 좋은 일자리 몰려… 정부, 양질 일자리 확대 ‘공염불’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지난해 여름 졸업한 오모(25·여)씨는 수차례 입사 지원을 했지만 쓴맛만 봤다. 그렇다고 마냥 기업들의 취업 공고만 기다릴 수는 없기에 지난해 9월부터 학습지 교사 일을 시작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으로 가정을 방문해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이 학교에 간 오전에는 취업 준비를 하고 오후에 4∼5시간 정도 일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20여 시간 일을 하고 있는 오씨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고 놀 수는 없기에 학습지 교사 일을 시작했다”며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면 이 일을 그만두고 취업을 하겠지만 언제쯤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일자리 늘리기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는 달리, 단순 노무직 등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2만2000명 늘어 6.9%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2.4%(58만8000명), 36시간 취업자가 1.7%(35만6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의 증가 폭이 3∼4배 더 크다.

2012년 11월의 경우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전년 동월에 비해 9만6000명 감소하고, 36시간 이상은 45만5000명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양질의 새 일자리는 줄고, 안 좋은 일자리가 늘었다. 새로운 일자리가 지난해 11월 60만명에 육박하는 58만8000명으로 지난해 9월(68만5000명)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났지만 근무시간이 적은 임시직이나 단순직이 일자리 증가를 이끌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해 6월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먼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정착되도록 선도해나가겠다”며 “예산과 세제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제대로 정착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정규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의 직종별 현황을 보면 단순직의 증가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단순노무종사자는 전년 동월보다 12만5000명이나 늘어 절반이 넘는 56.3%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1∼17시간 이하로 일하는 취업자는 11만3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어 36시간 미만 근무하는 서비스 종사자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가 각 1만3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전년 동월보다 고졸 이하가 14만2000명, 여성이 11만4000명, 55세 이상 고령층이 14만8000명 증가해 취약 계층이 안 좋은 일자리에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