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심해지자 물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인적 지원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저소득층 가정 아동·청소년의 중산층 진입을 위해서는 이들에게 직업에 대한 비전을 주고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었다. 역량과 네트워크를 가진 멘토가 주로 취약 계층의 아동·청소년에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 기술, 정보를 나눠주고 정서적인 버팀목 역할을 함으로써 든든한 사회적 지지망이 형성될 수 있다고 봤다.
이 가운데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등의 성장·발달을 지원하는 성장넷이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장애인들의 장애 극복 및 사회적응을 돕는 장애넷 14%, 아동·청소년의 올바른 진로 설계를 이끌어 주는 진로넷 10% 등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멘토링 사업 협력기관은 505곳, 멘토는 1만8971명, 멘티는 2만5095명이다.
멘토링은 1∼2명을 상대로 이뤄지지만 승철이처럼 인생의 멘토를 만나 삶이 달라진 경우를 보면 그 가치는 액수로 따지기 어렵다. 하지만 아직은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것이 문제다. 나눠줄 삶의 자산을 가진 멘토를 찾아 적절하게 멘티를 맺어주고 지속적으로 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핵심과제다.
멘토링은 멘티 1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멘토, 코디네이터, 수퍼바이저가 한 팀이 되어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일관된 지원도 중요하다.
복지부 고치범 나눔정책팀장은 “우리나라 빈곤층 가구수에 비하면 멘티 2만5000명은 너무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고 팀장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할 수 있는 봉사로서 다른 자원봉사에 비해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사회의 더 큰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천안=윤지희 기자 phh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