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 아이 / 백이무
옥수수보따리 이고 가는 저 아지미
잠간 걸음을 멈추고
여기 한 번만 뒤돌아 봐 주세요
제게 만일 옥수수 한 알만 주시면
감았던 눈을 뜨고
힘들지만 한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알만 주시면
정신 들어
쓰러졌던 자리에서 일어설 것 같아요
옥수수 세 알을 주시면
다시 기운 내여
이제라도 막 걸어갈 것 같아요
그보다도 착한 아지미
만약 옥수수 한 이삭만 제게 주시면
내게는 큰 기적이 일어날 거예요
그 이삭을 가슴에 품고
단숨에 저 두만강을 넘어
중국에 쌀 구하러 간 엄마를 찾을 것 같아요
그냥 가지 말아요, 아지미
안 주고 가시면 저는 하늘나라로 먼저 간
아빠에게 갈 수밖에 없어요, 엄마도 다시 못보고…
옥수수보따리 이고 가는 저 아지미
잠간 걸음을 멈추고
여기 한 번만 뒤돌아 봐 주세요
제게 만일 옥수수 한 알만 주시면
감았던 눈을 뜨고
힘들지만 한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알만 주시면
정신 들어
쓰러졌던 자리에서 일어설 것 같아요
옥수수 세 알을 주시면
다시 기운 내여
이제라도 막 걸어갈 것 같아요
그보다도 착한 아지미
만약 옥수수 한 이삭만 제게 주시면
내게는 큰 기적이 일어날 거예요
그 이삭을 가슴에 품고
단숨에 저 두만강을 넘어
중국에 쌀 구하러 간 엄마를 찾을 것 같아요
그냥 가지 말아요, 아지미
안 주고 가시면 저는 하늘나라로 먼저 간
아빠에게 갈 수밖에 없어요, 엄마도 다시 못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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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화가 박종성 |
표현의 자유와 인권 수호를 위한 국제기구인 ‘국제PEN’ 한국본부의 도움으로 탈북 작가들이 ‘망명 북한작가 PEN센터’를 서울에서 설립하고 정식회원국이 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망명 북한작가 PEN문학’ 창간호가 발행되었다. 이 시는 어렵게 출간된 그 책에 실린 것이다. 백이무 시인은 자신의 꽃제비 체험을 담은 시집 ‘꽃제비의 소원’을 출간하고 서문에서 ‘이 시집을,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지금은 대부분이 죽어간, 그러나 불쌍한 그 원혼들이 아직도 구천에서 정처없이 떠돌고 있을 나의 옛 꽃제비 친구들에게 삼가 바칩니다’라고 하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녘 땅 어딘가에서 죽어가는 꽃제비 아이가 ‘그냥 가지 말아요 아지미’ 하고 우리를 부르고 있다. 손짓할 힘조차 없이 마음속으로 ‘옥수수 한 알만’을 외치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옥수수 한 이삭’이 우리나라에는 넘쳐나서, 비만이 큰 질병이 되고 있는데… 그것을 건네줄 사랑의 다리를 우리의 지혜로 더 늦기 전에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혜선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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