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일 발표한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 보완조치’는 지난달 26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은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기존 안 발표 때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애초 발표자인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대신 마이크를 잡고 “서민·중산층의 근심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책을 내놓자마자 시장에서는 ‘임대사업자가 세금폭탄을 맞게 됐다’며 혼란이 벌어졌다. 2주택 이하로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소규모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율을 14%로 못박다 보니 영세한 임대사업자들에겐 세 부담이 늘어나는 대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입자들이 지난 4년간 낸 월세를 소급해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사업자에게는 ‘세무조사’ 부담을 키운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는 보완조치를 통해 주택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2주택 보유자에 대해 2년간 비과세 후 2016년부터 필요경비율을 60%(기존 45%)로 높이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영세 임대자의 과거분 소득과 향후 2년분에 대해서는 납세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실상 묵인하기로 했다.
이에 연간 임대소득 1000만원, 근로소득 5000만원인 2주택 임대소득자는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이 83만원에서 개정안대로면 2016년부터 56만원으로 28만원 줄어든다. 은퇴 후 연간 임대소득이 1000만원인 2주택자(2인가구)는 부담해야 할 세금이 현행 6만원이지만 개정안에서는 한 푼도 없다. 같은 조건에서 임대소득이 1200만원이라면 세금이 15만원에서 11만원으로 4만원 감소한다.
하지만 이 대책 역시 시장의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해 급조한 모습이 역력하다. 오히려 박근혜정부의 정책 기조인 ‘비정상의 정상화’, ‘지하경제 양성화’ 등에 역행하고 있다.
2년간 임대소득자(연소득 2000만원 이하)들에 대한 비과세 조치는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는 소득자에게 세금을 걷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장의 반발이 심하다 보니 ‘급한 불만 끄자’는 식으로 접근해 정부의 정책 기조마저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임대소득자의 과거 납세 여부를 묵인하겠다는 것 역시 지하경제를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임대소득자에 대해 이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은 현 부총리가 3일 ‘납세자의 날’ 기념사에서 밝힌 말을 불과 이틀 만에 뒤집는 것이다. 현 부총리는 당시 “’세금 다 내면 바보’라든지 ‘월급쟁이만 봉’이라는 말이 진실인 양 통용되는 불편한 현실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그간 정직하게 소득을 신고해 세금을 낸 임대소득자와 유리지갑인 월급쟁이를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또 월세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500여만명의 과세 미달자에게는 기존 대책이 사실상 ‘그림의 떡’이지만 이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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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속도와 타이밍을 조절해 소규모 월세 임대소득자의 세 부담 증가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