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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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악재… 곤혹스런 軍

北 무인기에 아군 함정 오발사고 겹쳐
연천선 선임병에 폭행당한 병사 사망도
국회 간 金 국방 ‘진땀’ 김관진 국방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9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 무인기 사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회의에서는 군을 포함한 안보당국의 늑장대응과 미흡한 초동 수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 장관은 무인기의 북한제 가능성이 커졌다는 언론보도 다음날인 지난 2일에야 ‘북한 소행이 농후하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지역 합동정보조사팀 간사를 맡았던 기무사의 이재수 사령관은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보고할 단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남정탁 기자
엎친 데 덮친 각종 사건, 사고로 군이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사건이 불거지면서 군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터져나오고 있다.

북한 무인기 사태는 군의 방공망에 구멍이 뚫린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까지 휘젓고 다닌 사실이 드러나면서 군의 대비 태세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 이어 강원도 삼척까지 북한 무인기가 연달아 발견됐지만, 우리 군은 사전에 낌새조차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 무인기는 등산객이, 백령도 무인기는 주민이, 삼척 무인기는 약초를 캐는 심마니가 각각 발견해 신고했다.

지난 4일에는 전남 목포시 제3함대에 정박해 있던 1800t급 호위함인 서울함에서 30㎜ 함포가 아군 함정을 향해 한 발을 포사격하는 오발 사고가 일어났다. 승조원들이 정비하는 동안 포신을 높여둔 상태여서 다행히 포가 인접한 함정을 스쳐 지나갔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다.

오발 사고가 난 지 이틀 뒤에는 병사 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연천지역의 한 육군 부대 소속 윤모(20) 일병은 6일 오후 이모 병장 등 선임병에게 폭행당한 뒤 쓰러져 의정부지역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인 7일 오후 끝내 숨졌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