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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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기술 수준은…

백령도 무인기, 조종계통 가장 복잡 ‘최신형’
파주·삼척 무인기는 ‘현장 맞춤형’ 대량 제작
체코제 4행정 휘발유 엔진을 사용한 백령도 무인기는 조종계통이 가장 복잡하게 설계된 최신형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사용된 파주, 삼척 무인기는 현장맞춤형으로 대량생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무인기 한·미 공동조사단의 일원인 이성열 합참 전략무기기술정보과장이 8일 무인기 비행경로 등을 분석한 브리핑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백령도 무인기의 비행거리는 423㎞에 달하고 정상적으로 비행하면 2시간20분가량 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평안남도 온천비행장에서 발진해 백령·소청·대청도를 정찰하고 복귀할 수 있는 거리다. 탑재된 일제 니콘 D800 DSLR 카메라는 0.2m급 해상도 촬영이 가능해 구글이 제공하는 0.5∼1m급보다 선명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백령도 추락 무인기는 낮 12시48∼50분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나서 발사지역에서 선회비행한 다음 상승했다”면서 “발사 후 13분부터 고도 1.7㎞를 유지하고 나서 연료부족으로 추락할 때까지 일정하게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 무인기 전문가는 무인기가 선회 상승한 이유에 대해 “터보프롭엔진이 제트엔진에 비해 출력이 떨어져 그렇다. 천천히 선회하며 올라가야 양력을 받으며 높이 올라갈 수 있다. 선회하지 않으려면 멀리서 이륙해 천천히 직선 상승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항속거리에도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파주와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일본제 글루(니트로메탄+메탄올+윤활유 혼합연료) 2행정 엔진과 자이로센서, 스위스제 GPS 수신기, 일제 캐논 EOS 550D 카메라, 미국제 송수신기, 중국제 CPU 보드 등이 사용됐다. 국산 부품으로는 삼성전자 4메가 D램 등이 쓰였다. 특히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에 들어간 자이로보드는 북한이 자체 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락 원인과 관련해 백령도 무인기의 경우 해풍을 이겨내면서 비행하는 과정에서 연료를 과다하게 소모했을 가능성에, 파주 무인기는 비행 중 엔진 이상 가능성에, 삼척 무인기는 방향조종 기능 상실과 연료 부족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