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30대 그룹 사장단과 조찬 모임을 갖고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를 요청했다. 현 부총리는 “세월호 사고 이후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나가려면 투자와 고용이 확대돼야 한다”며 “기업 본연의 활동인 투자·고용에 매진하면서 그동안 연기·취소했던 마케팅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민생경제 회복을 공고히 하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다가 자칫 경제 회복의 불씨마저 꺼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적극 호응했다. 이날 조찬 모임에 배석한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상반기 만큼 하반기 투자나 고용에도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기준 600대 기업이 올해 예정한 투자계획은 지난해보다 7조원 넘게 늘어난 133조원이다.
SK그룹이 이날 가장 먼저 내수 활성화 방침을 발표했다. 100억원어치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사들여 임직원이 주말이나 휴가 때 국내 관광에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국민관광상품권은 내수경기 활성화라는 취지에 맞게 국내 관광지역의 숙박과 음식점, 마트 등에서만 쓰도록 할 계획”이라며 “국내 관광 에세이 공모나 사진전과 연계하면 100억원의 5∼10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경기는 심리에 좌지우지되는 만큼 재계가 앞장서 이처럼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를 천명하면 국민경제 전체의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제 정책의 정상 궤도 복귀 움직임은 차츰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할 무역투자진흥회의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발표(6월 말), 세법개정안 발표(7월), 내년 예산안 발표(9월)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불안 요인도 있다. 우선 규제 완화 정책은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추진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구잡이로 규제를 풀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더 꼼꼼한 검증 절차를 거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각 개편 문제도 경제 정책의 추진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는 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위협하고, 정책 집행의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규제 개혁 등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일부 정책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