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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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 싹쓸이… 여성 기초단체장 9명 탄생

송파·강남·서초 ‘희자매’ 라인
양천구 김수영 ‘부부구청장’에
‘여풍(女風)’은 이번 6·4지방선거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전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9명의 여성 기초자치단체장이 승리를 거뒀고, 재선·3선에 성공한 여성 기초자치단체장도 낯설지 않게 됐다.

가장 극적인 승부는 서울 양천구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수영(49) 당선자는 초접전 양상을 개표 종료시점까지 이어가며 47.9%의 득표율을 기록해 새누리당 오경훈 후보(50)를 1.2%포인트 차(2738표)로 제치고 당선장을 거머쥐었다. 김 당선자는 남편에 이어 구청장을 맡는 ‘부부구청장’이 됐다. 양천구청장 선거는 초반부터 대학교 학생회 활동 당시부터 친분을 이어온 두 후보의 대결,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 부인의 도전 등 여러 부문에서 큰 이목을 끈 승부였다.

서울 강남 3구를 여성 후보가 싹쓸이하며 민선 6기 서울의 여성 구청장은 4명이 됐다. 여성 구청장은 민선 4기 김영순 송파구청장을 시작으로 민선 5기에 신연희 강남구청장, 박춘희 송파구청장으로 늘어났다. 신 당선자와 박 당선자는 나란히 재선에 성공했다. 첫 여성 정무부시장 출신의 조은희 당선자는 서초구 최초의 여성 구청장이 되며 강남 3구의 ‘희자매’ 라인을 완성했다.

인천 부평구에서는 홍미영 후보, 경기 과천시에서는 신계용 후보가 당선돼 서울의 여풍을 수도권으로 넓혔다. 홍 당선자는 재선에 성공했고, 신 당선자는 전재희 전 광명시장(민선 1기)에 이어 경기 지역의 두 번째 여성 기초자치단체장이 됐다.

영남지역에서는 대구 중구의 윤순영 후보, 부산 중구의 김은숙(2007년 재선거로 임기 시작) 후보의 당선 확정과 함께 3선 여성 기초자치단체장이 2명이나 탄생했다. 또 부산 사상구에서는 홍숙희 후보가 재선 구청장 대열에 합류했다. 윤 당선자는 근대골목 투어 등 톡톡 튀는 정책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끌어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이들 여성 기초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은 당선 자체뿐만 아니라 이색적인 이전 경력도 화제다. 김수영 당선자는 인천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이끌었고, 민주화운동을 하다 감옥에 가기도 했다. 신연희 당선자는 7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서울시 행정국장을 거쳐 재선 구청장에 이르렀다. 박춘희 당선자는 분식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리다가 2002년 최고령 사법시험 합격자 기록(49세)을 세운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