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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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7선…97표차 승…박근혜 시의원 '눈길'

눈길 끄는 당선자 많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1991년 첫 지방선거가 시작된 뒤 연달아 성공한 7선 기초의원이 배출되고, 100표도 안 되는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등 각종 이색 기록이 쏟아졌다.

◆18년 최장 시장, 7선 의원

5일 당선이 확정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순(66) 경기 구리시장 당선자는 앞으로 4년의 재직기간을 합쳐 모두 18년간 시장직을 맡게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1994년 관선시장으로 구리에 첫 부임한 박 당선자는 2회, 4∼6회 지방선거에 연속 당선된 뒤 다섯 번째 시장직에 도전해 성공했다.

지방의회가 개원한 1991년 이후 일곱 번째 선거인 이번 지방선거에서 7선 의원도 탄생했다. 전남 영광 가선거구 군의원으로 출마한 무소속 강필구(63) 당선자와 경북 안동 라선거구 시의원으로 출마한 무소속 이재갑(60) 당선자는 28년 동안 지방의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불과 97표라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당선된 단체장도 있다. 경북 청도군수에 도전한 새누리당 이승율(62) 후보는 1만3778표를 확보해 1만3681표를 얻은 무소속 김하수(55) 후보를 가까스로 제쳤다. 경북 영양군에서는 새누리당 권영택(51) 군수 후보가 무소속 이갑형(60) 후보보다 215표를 더 얻어 간신히 승리했다.

경기 안양시장 선거 개표과정에서는 선거사무원들이 박달1동 투표함 득표수를 별도로 입력하지 않고 중복 처리해 5일 재개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박근혜 비례대표… 동명이인 당선

이번 선거에는 박근혜 대통령 등 비중 있는 정치인과 동명이인 후보가 여럿 출마해 상당수가 당선됐다. 지역 기반까지 비슷해 알게 모르게 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경북 김천 시의원 선거에는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박근혜(41·여) 후보가 비례대표 2번으로 등록해 79%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명이인 후보는 모두 5명 출마해 충북 청주시의회 청주 파선거구의 새누리당 후보와 전북 군산시의회 군산시 마선거구의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선됐다.

호남 지역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명이인이 2명 출마해 전북도의원 익산 제1선거구에 도전한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충청 지역에서도 김종필 전 총리와 같은 이름의 후보가 2명 나왔으며, 충남도의원 서산 제2선거구에 나온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새정치연합 ‘압승’ 세종시

이번 선거에서 특별히 관심을 모은 세종시와 경기 안산은 지역 민심이 뚜렷이 드러난 선거 결과를 보여줬다.

세종시에서 새정치연합은 시장과 시의원 13석 중 8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그동안 보수정당 후보가 세종시의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석권해왔던 것과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중앙행정기관의 정부세종청사 이전으로 인한 외지인의 표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0일 만에 지방선거를 치른 안산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 안산시장 김철민 후보 대신 새정치연합의 제종길 후보를 새 시장으로 선택했다. 투표율은 48.1%로 경기도 평균(53.3%)과 전국 평균(56.8%)을 크게 밑도는 전국 최저 수준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로 상처를 입은 주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정치 불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