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당시 일반택시 기본 요금(900원)의 3배가 넘는 요금(3000원)에도 모범택시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안전한 이동과 고급 서비스를 누리고 싶어하는 승객들의 수요가 컸던 탓이다.
택시 기사에게도 모범택시 운전대를 잡는 것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장기 무사고운전 등 일정 자격을 갖춰야 하는 데다 말끔한 검은색 중대형 세단 혹은 리무진에 ‘관모(冠帽)’ 형상의 택시표시등, 깔끔하게 차려입은 제복이 ‘특별함’을 더했다. 당시 서울에서 모범택시 업체를 운영했던 이모(72)씨는 “승객의 절반 정도는 거스름돈을 받지 않았고, 심지어 가까운 거리를 갈 때는 요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팁으로 주는 승객도 있었다”면서 “하루 한 대당 벌어들인 요금이 수십만원에서 운이 좋은 날은 100만원을 넘기는 날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기념 타임캡슐 수장품에도 선정될 정도로 모범택시는 일종의 시대적 트렌드이기도 했다.
모범택시 시장이 한풀 꺾인 것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승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모범택시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도 퇴색했다. 일반택시도 ‘합승 영업’을 자제하고 ‘무선 콜택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경쟁력을 키운 때문이다. 현재 서울에는 전성기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1827대만 운행하고 있으며 모두 개인택시다. 짐이 많은 여행객이나 ‘안전 귀가’를 원하는 여성 등이 주고객이다.
대구=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