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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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역일꾼' vs ‘정권심판'…바닥표심 잡기

7·30 재보선 출마자들 후보등록 후 첫 주말 스케치
7·30 재보선 출마자들이 후보 등록 후 첫 휴일인 13일 바닥 표심을 잡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새누리당은 요란한 이벤트를 지양하고 직접 유권자와 대면해 얼굴을 알리는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에 주력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지도부가 전략지역을 집중 지원하는 등 총력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왼쪽),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13일 사당동 남성시장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與 지역일꾼론, 조용한 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의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는 현장 민원해결에 역점을 둔 선거 운동에 열중했다. 나 후보는 중앙대에서 대학생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대학가 주거공간 부족 해결방안 등을 논의한 데 이어 유권자가 많이 모이는 지역구 내 전통시장들을 잇달아 방문해 상권 활성화 방안을 토의했다. 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최대한 지역문제에 집중해 주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생략하거나 최소화할 예정이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임태희 후보도 생활체육인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카페밀집 거리 등을 부지런히 오가며 지역주민을 만났다. 전날에는 개소식 대신 ‘방문의 날’ 행사를 개최해 선거사무실에 유권자를 초대했다.

전남 순천·곡성의 이정현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 전까지는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 후보는 중앙당의 지원을 뿌리친 채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돌며 ‘나홀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별도의 개소식이나 출정식도 없고 따로 일정을 공지할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경기 김포의 홍철호 후보는 이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새누리당은 이번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지역일꾼을 뽑는 ‘조용한 선거’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이례적으로 선거 규모가 커진 만큼 정권 중간심판 성격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중앙당의 직접 지원은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보은공천’ 논란, 동작을 공천 잡음 등을 전면에 부각해 보수표 결집을 유도할 계획이다. 함진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 공천은 한마디로 국민을 무시한 공천”이라며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경찰 조직의 기강을 흔든 데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반성도 없는 권 전 과장의 공천은 우리 정치사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野 정권심판론, 공중전 총력

새정치연합은 지도부가 전국을 돌며 공중전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1일 동작을, 12일 김포에 이어 이날 김한길 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충남 서산·태안, 안철수 대표가 고향인 부산 해운대·기장갑을 각각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충남 서산·태안 조한기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김 대표, 박 원내대표뿐 아니라 양승조·우원식 최고위원, 우상호·박수현·유은혜 의원 등이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14일 당 최고위원회의는 수원, 15일 의원총회는 동작을에서 개최하는 등 향후 일정도 수도권에 집중해 동선을 짜뒀다. 김재윤 전략홍보본부장은 통화에서 “수도권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 수도권 승리가 이번 선거를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의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13일 사당동 남성시장을 찾아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동작을에 출마한 기동민 후보는 전통시장을 돌며 골목상권 활성화 공약을 강조했다. 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전통시장 낙후 시설 현대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온 만큼 시장 상인의 매출신장, 이용자 편의 증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박 시장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수도권 총력 모드에도 주요 격전지에 형성된 여당과 야당의 1대 다(多) 선거구도는 부담이다. 승리를 위해선 야권연대를 통한 후보 단일화가 절실하지만 여론의 동의 없이 연대에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수원 영통에 출마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오찬간담회에서 “‘두 명의 당선자+α’가 우리 당의 실질적인 목표”라며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새정치연합 지도부 책임”이라고 몰아세웠다. 동작을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이날 지역 생활체육시설과 종교시설, 재래시장 등을 누비며 바닥을 다졌다.

박세준·홍주형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