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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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40대 신인 vs 차기 대권주자 격돌

[7·30 재보선 관심 대결] ③ 수원병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경기 수원의 ‘심장부’로 불리는 수원병(팔달)에서는 40대의 젊은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새누리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지사와 부친 고 남평우 의원이 22년간 지켜온 여권의 텃밭에 ‘대선후보급’ 정치인인 손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여야 간 물러설 수 없는 혈전이 예상된다.

검사 출신의 김 후보는 수원에서 태어나 수원 중·고를 나온 ‘수원 토박이’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수원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6·4 지방선거에선 수원시장 경선에도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수원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슬로건을 내건 김 후보는 젊은 남 지사와 이미지가 겹친다는 점에서 ‘남경필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손 후보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이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개소식엔 인근 지역인 수원을(권선) 정미경, 수원정(영통) 임태희 후보와 윤상현 사무총장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손 후보는 경기지사 역임을 통해 쌓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풍(與風)지대를 빼앗아 오겠다는 각오다. 그의 국회의원 선거 도전은 2011년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에 이어 3년 만이다. 손 후보는 당시 여권의 텃밭인 경기 분당을에서 ‘큰인물론’을 앞세워 승리를 쟁취하면서 위기에 몰린 당을 구해냈다. 새정치연합이 ‘손학규 바람’을 수원을·정 선거까지 확산시켜 ‘수원벨트’ 전승을 이끌 경우 ‘손학규 대망론’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손 후보도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선 이번에 원내 진입이 필요한 만큼 명운을 걸고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는 이날 수원청소년문화센터를 방문해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을 만난 데 이어 광교산 입구로 이동해 주말 산행에 나선 입산객의 표심을 공략했다.

선거 초반인 만큼 아직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손 후보가 인지도 면에서는 월등히 앞선다 할지라도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를 갖춘 김 후보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수원병은 6·4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남 지사가 52.50%를 얻어 김진표 전 의원을 5%포인트 차이로 이긴 곳이기도 하다. 정당 지지율로 해석되는 광역 비례의원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49.46%를 득표해 새정치연합(42.31%)을 앞섰다. 그러나 수원시장 선거에선 새정치연합 소속 염태영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했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에서도 각각 임미숙 수원당원협의회장과 이정미 당 대변인이 출격했다. 선거 막판 김, 손 후보 간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