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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초 없는 나라’ 고발하는 싱크홀 땜질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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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석촌동 싱크홀이 복구 이틀 만에 다시 주저앉았다고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7일 오전 7시쯤 석촌역 인근 싱크홀 보수현장에서 가로, 세로 1m 크기의 지면이 10㎝가량 침하했다. 앞서 5일 시는 이곳에 폭 2.5m, 길이 8m, 깊이 5m의 싱크홀이 생기자 곧바로 건설 장비를 동원해 구멍을 메웠다.

서울시는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응급조치였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향후 정밀 원인조사를 벌일 작정이라고도 한다. 땜질보수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지반침하에 대해서도 복구했던 흙이 비에 쓸려가 생긴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혹시 우리 집에서도 땅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번지는 형국이다.

서울시에 필요한 덕목은 일방통행식 해명이 아니다. 소통이다. 시는 복구공사를 벌이기 전에 ‘선 응급복구, 후 원인조사’ 계획을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렸어야 옳다. 이런 당연한 절차를 무시하고 땅이 꺼진 후 뒤늦게 해명에 나서고 꺼진 도로바닥을 다시 헤집으니 누가 곧이 믿겠는가. ‘유병언 괴담’을 키운 것도 이런 소통부재가 아니었던가.

싱크홀은 대체로 지하수와 연관이 깊다. 땅속 석회암이 지하수에 녹거나 고층 건물의 터파기 공사로 지하수가 빠져나가 땅이 꺼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도로 바닥 아래 상수도관이 깨져 지반이 무너지기도 한다. 지난 4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은 14개에 이른다. 올 들어 송파구에서만 5개다. 상당수는 아직 원인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번듯한 건물을 세울 줄만 알았지 땅속은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대구 상인동 지하철공사장 폭발사고,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도 그런 무사안일의 소산 아닌가. 지하개발이 늘면서 지반 붕괴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작년 서울에서만 각종 공사로 인해 하루 평균 17만8000t의 지하수가 유출됐다고 한다. 대형 인재를 막자면 땅속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면조사에 나서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제도를 보완하고 추가 비용을 들일 각오도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후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충병’ ‘설마병’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후진적 안전불감증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면 대형 참사는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 ‘기초 없는 나라’ 꼴을 거듭 곱씹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