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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찬반 논란 뜨거운 담뱃값 인상… 이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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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담뱃값을 올리기로 했다.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현행 2500원인 담뱃값을 내년부터 450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물가와 연동해 담뱃값을 계속 올린다는 방침도 밝혔다. 금연을 위해 소매점의 담배 광고도 전면 금지한다고 한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의 이유로 국민건강을 내세웠다.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면 남성 흡연율은 10% 이상 떨어진다고 한다. 정부는 현재 43.7%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20년에는 20%대로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이 국민건강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담뱃값에는 60%가 넘는 세금이 포함돼 있다. 세수의 62%는 지방 재원으로 흘러 들어간다. 부담금을 포함해 세금을 한 갑당 2000원 올리면 세수는 한 해 4조6000억원 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심각한 재정난을 덜어주고 정부 세수까지 확충하는 효과가 있다. 이번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과 세수확보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명심할 점이 있다. 가격을 올린다고 무조건 순기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성인의 폐암 발생, 청소년 흡연과 같은 각종 폐해가 저절로 사라질 리 만무하다. 담뱃값에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 14.2% 붙는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담배를 팔아 1조198억원의 기금을 걷었다. 하지만 이 중 절반가량은 건강보험 재정을 메우는 데 쓰였다. 흡연 예방에 쓰인 돈은 200억원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처 수정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러니 서민 호주머니를 털어 정부와 지자체 곳간을 채운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더 큰 문제는 얄팍한 증세 발상이다. 중앙·지방 정부의 재정적자는 한낱 담뱃값 인상으로 치유할 수 없는 난제다. 정부재정에는 큰 구멍이 뚫린 지 오래다. 올해 상반기에만 세수에서 8조5000억원이나 펑크가 났다. 경기 침체로 세수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정부의 관리재정수지에서도 상반기에 벌써 43조6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세수 부진의 먹구름은 내년에도 걷힐 기미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재정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만 한다. 어제 정부가 밝힌 내년 예산안을 보면 예산 증가율은 당초 3.5%에서 5.7%로 확대됐다. 물론 경제를 살리자면 예산을 증액 편성할 필요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수입이 줄면 최소한 지출을 줄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두 가지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담뱃값을 올리겠다면 인상으로 불어난 재원이 흡연자의 건강 증진을 위해 쓰이도록 해야 한다. 건강증진이라는 말만 앞세우면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담뱃값 인상이 증세의 신호탄이 돼서도 안 된다. 세금이 걷히지 않는다면 증세를 하기 전에 쓰임새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다. 정부와 지자체가 선심공약에 취해 곳간 문을 활짝 열어젖힌 것은 아닌지부터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