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4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건강증진부담금을 2000원 더 올리면 7700억원이 더 들어오는데, 90% 가까이는 금연정책에 쓰겠다고 예산을 짰다. 꼭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편성 예산안에서는 다른 사실이 드러나 국가 보건정책을 담당하는 수장이 공식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허언이 된 셈이다.
그동안 기금에서 금연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도 못 미칠 만큼 미미했다. 2009년 4.5%, 2010년 4.1%, 2011년 3.8%, 2012년 3.8%, 2013년 3.6%, 2014년 3.4%로 계속 감소했다. 반면 사업운영비는 점차 증가했다.
기금의 절반이 넘는 돈은 건강보험 재정지원에 쓰인다. 내년에도 1조5185억원(55.9%)이 건강보험에 들어간다. 일반사업비도 9944억원(36.5%)에 달한다. 정보화 사업에 39억6900만원, 한의약 선도기술개발 사업 106억6500만원 등이다. 금연정책을 포함한 건강증진사업 총액은 7707억원(28.3%)에 불과하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기금의 고유목적인 건강증진사업의 비중이 작아 건강증진사업 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금연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기금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은 일반회계로 이관하며 건강보험 지원금을 조정하는 등 종합적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은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이 행하는 건강증진사업, 공공보건의료 및 건강증진을 위한 시설장비 확충, 암치료 사업, 아동·청소년·여성·노인·장애인 등에 특별히 배려할 수 있다는 조항 때문에 본래 취지와 다른 사업이 포함될 여지가 있다.
현재 국회에는 담뱃세를 통해 거두는 건강증진기금의 30%는 금연정책에 우선 사용하도록 강제하자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건강증진기금은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하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담뱃세를 재원으로 1997년부터 조성됐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