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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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안산 인질범, 부인 前남편 살해하고 의붓딸 찔러

별거 중이던 아내를 불러달라며 의붓딸과 아내의 전 남편 등 4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던 40대가 아내의 전남편을 살해하고 의붓딸을 찔러 중상을 입힌 뒤 4시간 30여분만에 경찰특공대에 붙잡혔다.

13일 오전 9시 36분쯤  112로 "재혼한 남편이 '전남편 B(48)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협박 전화를 걸어왔다"는 A(43·여)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안산시 상록구 B씨의 다세대주택으로 출동한 경찰을 향해 김모(47)씨가 흉기를 내 보이며  "아내를 데려 오라"고 외쳤다.

A씨는 김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인질극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의 흥분은 계속됐다. 

경찰은 협상전문가와 구급대, 소방차, 경찰특공대를 대기시켰다. 

오후들어 김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전남편과 딸을 흉기로 찔렀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특공대를 출입문과 창문 등을 통해 집안으로 강제 진입시켰다.

김씨는 현장에서 검거됐으나 집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B씨와 중상을 입은 막내딸이 발견됐다.

경찰 출동전 김씨가 두 사람에게 흉기를 휘둘렀는지 대치 과정에서 살상극을 벌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막내딸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사망했다.

나머지 딸 1명과 딸의 친구로 추정되는 10대 여고생 등 2명은 무사한 상태이나, 큰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도 충격이 심해 원스톱지원센터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고, 생존자 2명도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아무런 말을 못하고 있다"며 "아직 사건경위나 인물들의 관계 등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A씨와 2007년 결혼했다가 2013년 이혼한 뒤 지난해 6월부터 다시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가 최근 만나주지 않자 김씨가 B씨 집에서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씨를 안산상록서로 옮겨 사건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