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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주택담보대출 속도조절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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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DTI 지방까지 확대 검토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고 기준금리를 8월과 10월 두 차례 내리면서 가계부채는 무섭게 늘었다. 전년동기비로 지난해 1월 4.0%였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지난 1월 10.5%로 뛰었다. 이런 마당에 지난 12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다시 사상 최저인 연 1.75%로 내렸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에 가속 페달을 밟은 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당일 “이번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급증세를 팔짱만 끼고 볼 수 없는 정부는 고심 중이다. 일각에서 LTV·DTI 규제 고삐를 다시 조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부동산경기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까 두려워 엄두를 못 내는 분위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 시점에서 LTV·DTI 규제를 단순히 강화하면 실수요자들의 자금이용을 줄여 디플레이션을 가속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가계의 실질적인 부채 부담이 증가하고 상환 여력은 낮아져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검토안으로 나온 게 현재 수도권에만 적용하는 DTI를 지방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인데 회의론이 적잖다. 가계부채 급증 원인인 LTV 70% 적용비율 등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DTI 적용 범위 확대만으로 가계부채 급증세를 잡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더욱이 1%대 기준금리 시대에 들어서 빚 내기에 더 좋은 여건이 마련된 상황이다. DTI(Debt to Income ratio)란 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현재 60%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에게만 적용된다. 연 소득이 6000만원이라면 총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3600만원을 넘지 않도록 대출을 규제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 규제를 가계대출이 많은 지방 등을 선별해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정부는 부동산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시기와 적용 범위를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대출심사 때 개인의 연체기록, 자산 및 고용 상태 등 정보를 추가하는 방안, DTI 산정 때 조세나 공과금, 과태료 등을 추가·보완해 대출한도에 반영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지역으로는 경남(5조원), 대구(4조6000억원), 부산(3조7000억원), 충남(2조6000억원), 세종시(1조1000억원) 등이다. 결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빚을 쉽게 많이 낼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면서도 빚 증가속도를 제어하겠다는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를 내린 만큼 가계부채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5%포인트 낮추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당장 시작해야 하는데 이렇다할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빚의 성격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올라FN 강관우 대표는 “요즘 가계부채 급증세는 치솟는 전셋값에 떠밀린 서민들이 빚을 내 집을 사고 있는 데 따른 것인데 이를 건전한 대출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